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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우올림픽] 日 개그맨 출신 마라토너, 캄보디아로 귀화한 사연은…
입력 2016-08-22 15:59  | 수정 2016-08-23 16:08

일본 개그맨 출신 마라토너 다키자키 구니야키(39)가 21일(한국시간)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남자 마라톤 42.195km 풀코스를 2시간45분44초에 완주했다.
그는 139위로, 완주한 선수 중 뒤에서 2위였다. 그러나 관중들은 그에게 큰 박수를 보냈다.
꿈에 그리던 올림픽 마라톤 풀코스로 완주한 다키자키는 일본 취재진을 향해 해냈다. 내가 해냈다”고 소리쳤다.
다키자키는 일본에서 활동하는 ‘개그맨이다. 그러나 그는 ‘캄보디아 국가대표 마라토너다. 캄보디아와 아무 관계가 없었고 운동선수도 아니었던 그가 캄보디아 국적의 마라톤 선수가 된 것은 농담과 같은 한마디 때문이었다.

2008년 연예인에게 도전과제를 주고 이를 수행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일본 TV 프로그램에 출연한 것이 계기였다. 이때 다키자키는 마라톤 풀코스를 3시간48분57초로 처음으로 완주했다.
그리고 그는 2009년 또 다른 TV 프로그램에 출연했다. 당시 인기가 높지 않은 다키자키를 어떻게 하면 잘 나가는 스타로 만들 수 있느냐를 놓고 출연자들이 장난스럽게 토론하는 프로그램이었다.
이때 한 출연자가 제안한 아이디어가 바로 국적을 바꿔 올림픽에 출전시키자”는 것이었다.
농담으로 꺼낸 이야기였지만 다키자키는 이를 진지하게 받아들였다. 그는 선수층이 얇은 캄보디아로 국적을 바꿔 올림픽 마라톤에 출전하겠다는 꿈을 키웠다.
결국 그는 2011년 캄보디아 국적을 얻었다.
그러나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이 올림픽에 출전하려면 적어도 국적을 얻은 지 1년이 지나야 한다”고 제동을 걸면서 2012년 런던올림픽 출전은 좌절됐다.
올림픽 출전이 무산되자 일본에선 다키자키에 대한 비판여론이 확산됐다. 올림픽을 개그 소재로 삼지마라”, 다키자키 때문에 출전권을 잃은 캄보디아 선수가 불쌍하다” 등의 비판이 줄을 이었다.
그러나 다키자키는 포기하지 않고 이번 올림픽 출전을 목표로 삼았다.
그는 매일 30km씩 달렸다. 새벽 1시부터 새벽까지 달리는 날도 있었고 10kg 배낭을 메고 달리는 날도 있었다.
또 그는 1년에 4개월은 캄보디아에 체류하며 언어를 배우고 마라톤을 연습했다. 기록도 갈수록 향상됐다.
다키자키는 지난 5월 캄보디아 마라톤 대표 선발전에서 우승해 와일드카드로 올림픽 출전권을 따냈다. 경기전 그는 아사히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개그맨이지만 리우에선 진지하게 달리겠다. 대표로 선발해준 캄보디아에 은혜를 갚고 싶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이명주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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