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실리콘밸리서 인턴해요” 가천대 매학기 10명씩 보낸다
입력 2016-08-22 15:45 
2016 미국 실리콘 밸리 인턴십 프로그램에 선발된 가천대학교 재학생들이 18일 가천대 가천관에서 열린 오리엔테이션에 참가해 결의를 다지고 있다.<사진=양연호 수습>

창업 시도도 해봤는데 잘 안됐습니다. 전문성이 부족하다고 느꼈는데 실리콘밸리 스타트업에서 경험을 쌓을 수 있다니 꿈만 같습니다.”
가천대학교 헬스케어경영학에 재학 중인 방일한(23) 씨는 오는 9월 미국 실리콘밸리로 떠난다. 실리콘밸리 소재 벤처캐피탈 이그나이트 팜(Ignite Farm·종자업체 투자 전문)에서 한 학기동안 인턴으로 근무하기 위해서다. 방 씨는 전공에도 부합하고 ,평소 벤처캐피탈에도 관심이 많아 일생일대의 기회를 얻은 셈”이라고 말했다.
스타트업 창업을 꿈꾸는 대학생들에게는 ‘선망의 대상인 미국 실리콘밸리 소재 벤처기업들과 인턴십 프로그램을 연계한 국내 대학이 있어 주목받고 있다.
가천대학교는 올해 2학기부터 미국 실리콘밸리 벤처기업에 재학생 10명을 파견해 인턴십 프로그램(Silicon Valley Semester for Innovation & Entrepreneurship)을 진행한다고 22일 밝혔다. 선발된 학생들은 16주 동안 실리콘밸리에 체류하며 현지 벤처기업에서 인턴으로 근무하게 된다.
이들은 이그아니트팜을 비롯해 스마트해빗(Smart Habit), BTS 등 실리콘밸리 벤처기업 중에서도 가장 성장세가 돋보이는 업체들에 배치된다. 그리고는 16주 동안 시장·소비트렌드 조사, 경영계획 수립, 조사연구, 빅데이터 분석 등을 통한 의사결정 지원 등의 직무를 수행한다. 저스트 비즈니스(Just Business), 낫포세인(Not for Sale) 등 최근 세계적으로 각광받는 사회적 기업에 배치되는 학생들도 있다.

이번 프로그램 기획·운영을 총괄한 최도성 가천대 국제부총장은 이번 프로그램이 무엇보다 ‘진짜 인턴십임을 강조했다. 최 부총장은 구글이나 페이스북처럼 대기업에 인턴으로 가면 복사나 전화연락 등 잔심부름을 하는 게 대부분”이라며 하지만 여기서는 실제로 의사결정과정에 참여하고, 어떤 데이터를 어떻게 분석하는지도 지켜볼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한 과정 속에서 실무적인 전문성 뿐 아니라 책임의식도 느끼게 될 것”이라 자신했다.
학업성실도, 영어실력, 진로계획 등 엄격한 심사를 통해 선발된 10명의 학생들은 한껏 고조된 기대감 속에 지난 18일 오리엔테이션을 가졌다. 글로벌경영학과에 재학 중인 유동훈 씨(25·4학년)는 창업을 시도했던 경험이 있어서 스타트업에 관심이 많았다”며 세계 최고의 창업가 정신이 살아있는 실리콘밸리에서 경험을 쌓을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망설임 없이 지원했다”고 밝혔다. 유씨는 실리콘밸리의 성공한 창업가들이 단순히 이윤만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어떤 사명감을 가지고 사업체을 운영하는지 옆에서 호흡하며 느끼고 싶다”며 기대감을 전했다.
조성준 경영대 교수는 기존에도 비슷한 프로그램은 있었지만 이번 인턴십은 수박겉핥기 식이 아닌 보다 실질적인 성과를 내기 위한 기획”이라며 휴학 없이 현지에서 현장실습과 강좌수강을 병행하는 프로그램은 국내 최초”라고 설명했다.
학생들은 인턴과정을 수행하면서 경영수업도 듣는다. 샌프란시스코 소재 벤처 창업 지원센터인 인벤션 허브(Invention Hub)에서 전현직 CEO들이 토론식으로 진행하는 ‘혁신과 기업가정신 정규강좌도 수강한다. 이 강좌에는 미국의 저명한 사회적 기업가 데이비드 뱃스톤 씨를 비롯한 실리콘밸리 기업 전·현직 고위 임원들이 강사로 참여한다. 조 교수는 실리콘밸리에서 일하는 컨설턴트나 최고경영자에게서 현장감 있는 스타트업 운영 경험을 전수받는다는 점에서 획기적인 시도”라고 자평했다. 최 부총장은 농담 섞인 말투로 모든 수업이 영어로 진행되는 토론식 수업이기 때문에 아마 학생들 머리에 쥐가 날 것”이라 말했다.
가천대는 이번 가을학기를 시작으로 매해 10~15명의 재학생을 선발해 실리콘밸리 인턴십 프로그램에 참여할 기회를 제공할 계획이다. 이번 가을학기 처음으로 파견되는 재학생들은 무급이지만 내년 학기부터는 유급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연규욱 기자 / 양연호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