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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툭-TV] 박수받기 힘든 `가화만사성`, 연기만 남았다
입력 2016-08-22 15:32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박세연 기자]
MBC 주말드라마 '가화만사성'이 21일 종영했다. 51회 대장정이 남긴 것은 '연기'였다.
가화만사성이라는 다섯 글자가 주는 청정함과 달리 불륜, 고부갈등으로 시작된 드라마는 중반까지도 외도와 혼외자 등장 등 지저분한 설정으로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후반부에는 시한부 판정 후 개과천선하는 주인공 등 자극적이고 통속적인 설정으로 얼룩졌다.
하지만 다행인 건 주요 출연진들이 긴 호흡에도 극에 120% 몰입해 준 덕분에 시청자들은 이들의 '인생연기'를 볼 수 있었단 점이다.
특히 짜증을 유발하는 극 전개에도 남녀 주인공 3인방 김소연-이필모-이상우가 보여준 '멜로 라인'은 극강이었다. 통속극에서 흔히 등장하는 여주인공의 홀로서기 과정은 고난과 사랑 덕분(?)에 빛났고, 이를 그려낸 김소연은 '22년차 배우'라는 경력이 무색하지 않은 열연으로 시청자를 울고 웃게 했다.

김소연의 연기가 더욱 빛을 본 건 든든한 파트너의 존재 덕분이기도 하다. 이필모는 설정값 자체가 '불륜남'인 탓에 극 중반까지 드라마 '욕받이'를 자처했지만 후반부에는 매 회 시청자를 울게 한 장본인이었다.
이필모 뿐 아니라 이상우 역시 '기화만사성'을 통해 멜로 최강자의 입지를 굳혔다. 서지건 역의 이상우는 봉해령(김소연 분)과의 단순치 않은 인연에도 때로는 직진으로 혹은 기다림으로 해령을 감싸주는 대인배 캐릭터를 안정적으로 표현했다.
김소연은 최근 매일경제 스타투데이와 인터뷰에서 이필모, 이상우의 연기에 대해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특히 현기 역 이필모에 대해서는 "연기천재"라 치켜세우며 "상대 배우인 오빠의 연기를 관람한 적도 있다"고 말했다.
서로가 서로에게 준 시너지는 각 장면을 그리고 작품을 살렸다. 김소연은 "마지막 씬에서 오빠(이필모)가 '여행간다'며 눈물을 참으며 이야기하는 장면이 있는데, 바라보고만 있어도 눈물이 너무 나 NG가 났다"며 "상대 배우가 주는 에너지란 이런 것이구나 싶었다"고 떠올렸다.
또 이상우에 대해서는 "봉해령이 홀로서기를 통해 다시 빛을 찾을 수도 있지만 이상우 오빠가 지닌 본연의 매력이 있어 더 설득력 있지 않았나 싶다"며 "굉장히 청량하더라"고 이상우로부터 전달받은 느낌을 설명했다.
김소연과 극중 애증의 고부관계였던 서이숙, 그리고 그저 포근한 품인 친정엄마 원미경 역시 존재 자체만으로도 작품을 빛나게 했다. 시종일관 봉해령(김소연 분)을 못살게 굴던 시어머니였지만 아들 유현기(이필모 분)의 시한부 판정 후 '아들 잃은 엄마'로 며느리를 다시 마주한 장면에서 보여준 서이숙의 열연은 지난 세월의 감정의 골이 복잡미묘하게 얽혀 감히 짐작할 수도 없는 절절함 그 자체였다.
또 딸 해령의 조기폐경 진단을 접한 뒤 슬픔을 감추고 딸을 위로하지만, 뒷모습만으로도 처연한 감정을 끓어오르게 한 원미경의 연기 또한 명불허전이었다.
배우들의 열연이 살린 '가화만사성' 후속으로 오는 27일부터 '불어라 미풍아'가 방송된다.
psyon@mk.co.kr[ⓒ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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