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롯데면세, 신규면세점 공세에도 실적 ‘호조’
입력 2016-08-22 14:30 

롯데면세점이 서울 시내 신규면세점들의 공세에도 불구하고 올해 상반기 사상 최대 매출을 올리는 등 실적 호조를 이어갔다. 검찰 수사, 상장 연기 등 잇따른 악재와 월드타워점 폐점,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 결정에 따른 중국인 단체 관광객 감소 우려가 이어지는 가운데 30여년의 업력을 자랑하는 롯데면세점의 운영능력이 빛을 발했단 평가가 주를 이루지만, 일각에서는 신규면세점들의 투자가 계속되는 만큼 신규면세점의 초기 적자와 비교하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22일 면세업계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면세점을 운영하는 호텔롯데의 올 상반기 매출액은 3조1986억원으로 전년 동기간 대비 28.7%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1588억원으로 6.1% 감소했다. 특히 같은 기간 호텔롯데 면세사업부의 매출은 2조7338억원, 영업이익은 2326억원으로 각각 27.8%, 1.4% 늘어 몸집을 키웠다.
롯데면세점에 이어 업계 2위인 신라면세점도 지난해 동기간보다 9.3% 늘어난 1조6684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다만 신라면세점의 올 상반기 영업이익은 43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2.4% 급감했다. 해외사업장 적자를 비롯해 현대산업개발과 공동으로 출자한 HDC신라면세점에 대한 대규모 마케팅 비용이 영향을 끼쳤다. 지난 3월 용산역 인근에 개관한 신라아이파크면세점의 상반기 매출액은 1231억원으로 영업적자는 116억원을 기록했다.
신규 면세점은 올 상반기 모두 적자를 면치 못했다. 지난 5월 신세계백화점 본점 신관에 문을 연 신세계는 상반기에 매출 219억원과 175억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했다. 하나투어가 이끄는 SM면세점의 올 상반기 매출액은 446억원으로 142억원의 영업적자를 보였다. SM면세점은 지난해 인천공항점을 연 데 이어 올해 4월에는 서울점을 전면 개관해 운영 중이다. 제주공항 면세점과 갤러리아면세점63을 운영 중인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의 면세사업부문 상반기 매출액은 640억원, 영업적자는 174억원이다.

올 초 연간 매출 5000억원이라는 목표를 내세운 두산의 일평균 매출은 4억원 수준으로 상반기 실적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매출과 손실 모두 100억원대를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신규면세점 5곳의 상반기 영업적자 규모만 700억원대에 달하는 셈이다.
하반기 면세점 추가 사업자 선정이 예고된 가운데 신규면세점들이 브랜드 유치나 지역과 연계한 프로모션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이어가고 있지만, 기존 면세점과 비교해 단체 관광객 유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다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마케팅 비용이 과도하게 발생하면서 일부 신규 면세점의 경우 기존 면세사업자와의 격차가 오히려 더욱 벌어질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같은 명동 상권을 노리는 롯데면세점 소공점(영업면적, 1만6115㎡)과 신세계면세점 명동점(1만5138㎡)이 비슷한 규모에 비해 상반기 일평균 매출액이 75억원 이상 나는 것도 기존 면세점의 영업력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이달 들어서는 80억원으로 늘었다.
커지는 관광 수요를 롯데면세점이 그대로 흡수하고 있는 주장도 나온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상반기 방한한 중국인 관광객 수는 381만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00만명)보다 27% 늘었다. 이는 롯데면세점의 매출 성장세(27.8%)와 유사하다. 롯데면세점의 중국인 관광객 비중은 약 78%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이제 사업을 시작한 신규면세점이 기존 면세점을 금방 따라잡기에는 어려움이 있는 것이 당연하지만, 면세업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는 가운데 롯데면세점이 관광업계 회복에 힘입어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한 것은 분명 의미있는 성과”라고 평가했다.
이어 신규 면세점들의 일평균 매출액이 본격적으로 늘어나고, 월드타워점 폐점 영향이 적극 반영되는 하반기 실적이 롯데면세점의 고비가 될 것”이라면서 특히 신규 면세 특허 신청 마감을 앞두고 후보에 나설 기존 업체들이 몸집 불리기에 나설 수 있어 하반기에는 시장 점유율 비중이 더욱 주요하게 다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디지털뉴스국 배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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