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딸 허벅지 뼈 두 동강 낸 친부…학대? 실수?
입력 2016-08-22 13:41  | 수정 2016-08-22 13:42
사진= 연합뉴스


전북 전주의 한 가정집에서 생후 50일 된 여자아이의 허벅지 뼈가 부러진 사건과 관련, 아내는 남편의 학대를 주장하고 남편은 이를 부인하고 있어 향후 수사에 관심이 쏠립니다.

지난 5월 1일 오전 10시께 전주시 완산구 효자동 A(25·여)씨의 집에 딸 B(당시 생후 50일)양의 울음소리가 집이 떠내려갈 듯 울렸습니다.

남편 C(25)씨에게 잠시 애를 맡겨두고 안방에서 잠들었던 A 씨는 딸의 울음소리에 놀라 거실에 있는 남편을 불렀습니다.

A 씨가 아무리 어르고 달래도 이상하게 딸은 울음을 그치지 않아 자세히 살피니 아이의 다리가 이상한 각도로 꺾여 있었습니다.


A 씨는 놀라 친정어머니에게 연락해 아이를 전주의 한 병원에 데려갔습니다.

병원에서는 다리가 골절된 것 같으니 전신마취 후 통 깁스를 해야 한다고 했고, A 씨는 너무 어린아이를 전신마취하는 것이 걱정돼 서울대병원으로 아이를 이송했습니다.

진단 결과 아이의 오른쪽 허벅지 뼈는 완전히 두 동강이 나 있었습니다.

의료진은 "자연적으로 다친 것이 아니라 외부 충격에 의한 골절로 보인다"며 아동 학대 의심 신고를 했습니다.

A 씨는 남편에게 "혹시 아이를 때리거나 떨어쳤느냐"고 물었지만, 남편은 이를 부인했습니다.

A 씨는 평소에도 남편이 아이를 학대했던 정황이 있다며 아동 학대를 강력히 주장했습니다.

A 씨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이전에도 남편이 아이를 누르는 모습을 보고 너무 놀라서 소리친 적이 있었다"며 "그때 '아이가 너무 귀여워서 그랬다'는 남편의 말을 믿었었는데 남편이 자꾸 진술을 번복하고 아이가 아파도 태연한 모습을 떠올리니 의심이 든다"고 말했습니다.

C 씨는 경찰에서 "소파에서 아이와 함께 자다가 아이를 떨어뜨린 것 같기도 하다"며 "정확하게 아이가 어떻게 다쳤는지는 잘 모르겠다"고 진술했습니다.

경찰은 C 씨를 아동 학대 혐의로 조사해 검찰에 불구속 기소의견으로 사건을 송치했지만, 검찰은 피의자와 피해자 진술이 상반돼 기소 유지가 어렵다며 사건을 재수사하도록 지휘를 내렸습니다.

A 씨는 "아이와 단둘이 있었는데 아이가 다친 것도 모른다는 것이 말이 안 되고 여태껏 병원과 경찰에서 진술이 계속 바뀐 것도 의심스럽다"며 "의사 등 전문가들은 모두 자연적인 부상이 아니라는 소견을 내렸다"고 억울함을 토로했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양측의 주장이 너무 달라서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는 검찰의 판단이 있어 재수사 지휘가 내려왔다"며 "정확한 사건 경위 등은 추가 조사를 해 봐야 알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A 씨와 아이는 현재 남편과 떨어져 지내고 있고, 아이는 통원치료를 받으며 건강을 회복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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