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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료 확줄인 P2P보험 한국은 시기상조…왜?
입력 2016-08-22 11:34  | 수정 2016-08-23 11:38

P2P보험이 저렴한 보험료로 폭넓은 보장이 가능하다는 평가를 받으며 보험 선진국들을 중심으로 인기몰이중이다. 하지만 해당 상품이 한국에 상륙하려면 상당한 기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우선 보험사들이 P2P보험 출시에 시큰둥한 태도를 보이고 있는데다 P2P금융업계 역시 P2P보험에 대해 생소하기 때문이다.
2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IT기술의 발달과 함께 소셜네트워크를 활용한 P2P대출시장이 확대됨에 따라 P2P금융을 보험상품으로 활용하려는 시도 역시 늘고 있다.
P2P보험은 동일한 위험보장을 원하는 사람들이 그룹을 형성해 갹출금을 적립하는 상품이다. 적립금의 일부를 사고발생시 손실 보전에 사용하고, 나머지는 초과 손실이 발생했을 때를 대비해 보험에 가입하는 형태다. 보험사고가 발생하지 않을 경우 갹출금을 돌려준다. 해당 보험을 처음 도입한 프랑스의 프렌드슈런스(Friendsurance)의 경우 약 60여 개의 보험회사와 손잡고 보험의 중개기능과 공동계좌 관리기능만을 수행한다.
때문에 해당 보험이 상용화될 경우 보험계약자들의 도덕적 해이를 예방할 수 있음은 물론 적은 보험료로 폭넓은 보장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다수의 계약자가 P2P보험으로 묶여있어 상호감시효과가 있는데다 같은 그룹 가입자가 가족, 지인, 친척 등 지인들일 경우 도덕적 해이가 발생하기 어려운 구조다. 또 보험료를 나눠 분담하기 때문에 1인당 보장을 위해 내야하는 보험료도 줄어든다. 실제 프렌드슈런스의 재물보험 고객 80%가 평균적으로 갹출금의 33%를 환급받았고 손해율도 일반적인 보험상품에 비해 낮은 편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한국 역시 재물보험, 자동차 보험 등에서 P2P보험 수요가 존재하고 있지만 소비자 인식 부족 등으로 P2P보험이 실제 시장에 나오려면 다소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세중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재물보험은 대부분 종합보험으로 판매되고 있어 P2P형태로 판매할 경우 수요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보이며, 국민 대다수가 가입한 자동차 보험 역시 친구나 친척들을 그룹화해서 보험료를 낮추고자 하는 니즈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P2P보험에 대한 소비자 인식이 제고되는 데는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고 진단했다.
보험회사들이 P2P보험 출시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 또한 해당 상품 출시를 발목잡는 요인이다.
한 손해보험사 상품개발팀 관계자는 P2P보험은 보험사 입장에서 손해율을 줄일 수 있다는 이점은 있으나 다수의 고객을 묶는 과정을 필요로해 고객확보에 기존 상품보다 상대적으로 품이 많이 든다”며 설계사 위주의 한국 보험시장에서 P2P보험이 공급자들에게 큰 메리트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우리나라 P2P금융시장이 초기 단계라 해당 상품을 출시해 보험사들과 제휴할 P2P업체가 마땅치 않다는 것 또한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다.
P2P업계 한 관계자는 다수의 가입자들이 모여 서로의 보험료 부담을 줄여준다는 점에서 보험상품 또한 P2P금융의 가치에 부합한다고 생각한다”면서도 한국의 P2P금융이 초기단계인 데다 보험사들이 업체와의 제휴에 응할지도 미지수기 때문에 유사상품 개발에 착수하기에는 위험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P2P보험이 한국시장에서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보험시장의 공급자와 수요자 모두 해당 상품에 대해 보다 개방적인 태도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김 연구위원은 P2P보험은 수요자 입장에서 보험료를 절약할 수 있어 이익이기 때문에 P2P금융은 물론 모바일로 보험에 가입하는 것에 대해서도 소비자들이 보다 적극적일 필요가 있다”며 보험회사 또한 P2P업체가 관련 상품을 들고 나올 경우 이를 위협으로 받아들이기 보다는 새로운 잠재 고객을 끌어올 수 있다는 공감대를 바탕으로 제휴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디지털뉴스국 김진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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