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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화만사성’ 종영①] 갈등 난무하다 해피엔딩 ‘짠’…씁쓸한 뒷맛
입력 2016-08-22 08:48 
[MBN스타 유지혜 기자] MBC 주말드라마 ‘가화만사성이 해피엔딩으로 종영했지만 뒷맛은 씁쓸했다. 외도와 고부 갈등, 혼전 임신 등 각종 갈등이 난무했지만 끝 무렵에 우격다짐 식으로 만든 해피엔딩이기 때문이다.

지난 21일 오후 방송된 ‘가화만사성 마지막 회에서는 봉삼봉(김영철 분)과 배숙녀(원미경 분)가 뒤늦은 웨딩마치를 울리고, 유현기(이필모 분)가 슬픈 최후를 맞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유현기는 자신의 최후가 얼마 남지 않았다는 걸 알고 봉해령(김소연 분)을 서지건(이상우 분)에 보내기로 결심했다. 유현기는 자신을 지독히 힘들게 만들었지만, 그래도 누구보다 자신을 사랑했던 어머니 장경옥(서이숙 분)과 얼마 남지 않은 인생을 보내기 위해 여행을 계획했다.



그는 어머니와 여행을 떠나는 비행기 안에서 결국 죽음을 맞이했다. 장경옥은 아들이 숨을 거뒀음을 느끼고 흐느꼈고, 한국에서 이 소식을 들은 봉삼봉은 사위가 좋아했던 자장면 한 그릇을 만들어 그의 마지막 가는 길에 바쳤다.

봉해령에 시간을 주고 싶다며 해외로 떠난 서지건은 1년 후 한국으로 돌아왔다. 그는 공항 버스 안에서 자신을 기다리고 있는 봉해령을 마주했다. 봉해령은 이번엔 내가 붙잡으러 왔다”며 서지건에 대한 변함없는 사랑을 드러냈다.

1년 사이에 ‘가화만사성 식구들에게도 변화가 생겼다. 한미순(김지호 분)은 ‘가화만사성의 주방 책임자로 돌아왔다. 봉해원(최윤소 분)과 이강민(박민우 분)도 아이를 낳고 잘 살았고, 봉만호(장인섭 분)도 착실하게 요리를 배우며 일했다. 마지막에는 봉삼봉과 배숙녀의 황혼 웨딩이 그려지며 드라마는 해피엔딩을 맞았다.

마지막 회에서는 눈물과 화해로 하나로 뭉치는 가족들의 모습이 그려졌지만, 51부작 동안 폭풍같이 하루도 조용할 날 없었던 ‘가화만사성 식구들에게 갑작스럽게 찾아온 행복은 어색했다. ‘가화만사성은 빠르고 흡인력 있는 전개를 보였지만, 그 와중에 ‘막장이라는 비판을 끊임없이 받았기 때문이다.



유현기, 봉만호 등 ‘가화만사성 남자들은 외도를 일삼았고, 봉만호의 외도 상대였던 주세리(윤진이 분)는 남의 아이를 봉만호의 아이라 거짓말을 하고, 후에는 아이를 놓고 떠나는 행태를 보여 보는 이를 경악케 했다. 또한 죄 없는 한미순은 친아버지와 같았던 봉삼봉의 미움을 사 난데없이 시아버지와 며느리의 요리 대결 구도가 그려진 것도 시청자를 당혹스럽게 했다.

봉해령과 장경옥의 고부 갈등은 각자의 입장은 이해가 갔지만, 그 정도가 너무 심해 눈살을 찌푸리게 했고, 겨우 자신의 행복을 찾으려 했던 봉해령에 전남편의 시한부 소식은 잔인했다. 봉해원의 혼전 임신과 그를 며느리로 들이지 않으려고 돈거래를 제안하는 이강민의 엄마의 행동도 터무니없었다.

그런 ‘무리수들이 난무한 끝에 결국 해피엔딩을 맞게 되는 ‘가화만사성은 막장과 권선징악을 중심으로 하는 전형적 주말드라마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자극적인 장면과 올드한 설정은 롤러코스터를 타는 듯한 빠른 전개에도 시청률을 힘 있게 끌어 올리지 못한 결정적 요인이 됐다.

물론 이런 관습적인 드라마가 시청률 면에서는 안정적인 성과를 거둘 수는 있지만, 요즘 시청자들은 다소 수용적이었던 과거 시청자들과는 다르다. 개연성이 높지 않은 설정과 장면들은 오히려 시청자에 지적만 당할 뿐이다. 물론 ‘막장 드라마라 평가되는 몇몇 드라마에 비해서는 ‘양호한 편이었으나 끝무렵에 내달리는 해피엔딩이 씁쓸하긴 매한가지였다.

유지혜 기자 yjh0304@mkcultu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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