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태영호 공사, 우리측에 직접 귀순의사 표명…7월하순 입국
입력 2016-08-19 09:44 
태영호 공사 / 사진=MBN
태영호 공사, 우리측에 직접 귀순의사 표명…7월하순 입국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에서 근무하다 귀순한 태영호(55) 공사는 지난달 중순 우리 정부측에 직접 귀순 의사를 표시했으며, 귀순 의사를 밝힌 뒤 얼마되지 않아 지난달 하순 제3국을 경유하지 않고 영국에서 한국으로 직행한 것으로 19일 알려졌습니다.

정부의 한 소식통은 "태 공사는 우리 정부에 직접 귀순 의사를 타진해 가족과 함께 한국행에 성공했다"면서 "태 공사는 영국에서 곧바로 한국으로 온 것으로 안다"고 말했습니다.

태 공사의 가족은 지난 7월 중순 잠적한 직후 우리 정부에 귀순 의사를 타진했고, 우리 정부의 치밀한 '귀순 작전'에 따라 신속하게 한국행에 성공한 것으로 보입니다.

태 공사 가족의 한국 입국 시기도 당초 알려진 이달 상순보다 빠른 지난달 하순이라고 또다른 소식통은 전했습니다.


태 공사가 제3국을 경유하지 않고 영국에서 한국으로 직접 온 것은 영국 정부가 태 공사의 망명에 적극 협조했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외교 소식통은 "외교적인 사안이 발생하면 주재국 당국에 통보하고 신변보호라든가 당연히 거쳐야 할 협조들을 받게 된다. (주재국이) 망명을 원하는 당사자의 자유의사를 확인하면 당연히 협조를 하게 된다"고 말해 영국 정부의 적극적인 협조를 받았음을 시사했습니다.

북한 고위 외교관의 탈북은 북한의 방해 공작 등을 고려해 최대한 은밀하고 신속하게 진행됩니다. 1997년 8월 탈북해 미국으로 망명한 장승길 당시 주(駐)이집트 북한대사도 신속하게 망명절차를 마무리했습니다.

당시 장 대사 부부는 '외출을 다녀오겠다'며 이집트 수도 카이로시에 있는 대사관을 나선 뒤 잠적했는데, 미 국무부는 잠적 나흘 뒤에 장 대사 일행이 미국 망명을 신청했으며, 이를 허용한다고 전격 발표했습니다.

한편 태 공사의 자녀 가운데 한 명은 한국에 들어오지 못하고 제 3국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복수의 소식통은 "영국이 아닌 제 3국에 체류하던 태 공사의 자녀 한 명은 아직 현지에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습니다.

태영호 공사는 슬하에 아들 2명과 딸 1명을 뒀다는 외신보도가 나왔지만 정부는 이를 공식 확인하지 않고 있습니다.

우리 정부는 태영호 공사가 입국한 뒤에도 상당 기간 그의 귀순 사실을 비밀에 부쳤습니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태 공사의 귀순 사실은 우리 정부 내에서도 소수만 알 정도로 극비로 관리됐다"고 말했습니다.

지난 17일 오전 영국 언론이 제3국 망명을 신청했다고 보도했을 때도 정부는 "확인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다가 저녁 무렵 전격적으로 태 공사 가족의 국내 입국 사실을 발표했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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