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이헌재의 싱크탱크 ‘여시재’ 출범 “통일한국 정책솔루션 내놓을것”
입력 2016-08-18 16:21 
미래 비전 모색 위한 연구단체 ‘여시재’의 이사장을 맡은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가 18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재단법인 ‘여시재’(與時齋) 출범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충우기자>

오늘날 한국의 모습에서 19세기 구한말이 연상된다. 한국이 스스로 운명을 개척하고 세계를 설득해 변화의 주인이 되겠다는 꿈을 가지도록 하겠다.”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 김도연 전 교육과학기술부 장관 등 사회 각계 인사가 참여하고 민간 ‘솔루션탱크를 표방하는 재단법인 여시재(與時齋·Future Consensus Institute)가 18일 공식 출범했다. 여시재는 ‘시대와 함께하는 집이란 뜻으로 서양의 물질문명과 동양의 정신문명이 조화된 신문명 사회를 추구하는 민간 연구소로 이 전 부총리가 이사장을 맡고 있다.
이헌재 전 부총리는 이날 인사말에서 대한민국이 선진국과 함께 후기 산업사회 증후군을 앓고있다”고 우려했다. 내부적으로는 청년 일자리 부족과 사회적 갈등심화를 겪으며 중산층이 무너지고 있고 세습지위와 자격증만을 추구하는 이른바 지대추구행위(rent seeking behavior)가 강화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은 또 대외적으로는 사드배치 논란 및 보호 무역주의의 틈바구니 속에 놓여있는 상황이다. 그는 동북아시아에서 미국과 중국, 서양과 동양의 힘과 문명이 모두 부딪히는 상황”이라며 강대국 사이에서 미래를 제대로 예측하지 못해 한일 합방이나 남북분단과 같은 비극을 겪었던 기억을 되살릴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그러면서 한국이 스스로 미래를 주도해 나가려는 의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전 부총리는 운전대를 잡은 사람은 멀미를 잘 겪지 않는다고 한다”며 어떤 생각으로 세계를 설득할지 뜻 있는 사람들이 힘을 합쳐서 지혜를 만들어야 한다”고 여시재 출범 배경을 밝혔다. 민주주의, 자본주의를 시작으로 최근엔 ‘지속가능한 발전등 서구의 이념체계를 수동적으로 배워왔지만 이제는 한국에 맞는 새로운 발전방향을 스스로 만들고 나아가 이를 수출하자는 것이다.
여시재는 신문명 탐구의 기치 아래 ▲동북아와 새로운 세계질서 ▲통일한국 ▲도시의 시대 등 3개의 분야로 나눠 정책솔루션 연구, 인재양생, 지식플랫폼 조성에 나설 계획이다. 네트워크형 싱크탱크를 지향하는 여시재는 당장 오는 10월 미·일·중·러 등 동북아 주요국 인사들을 초청한 동북아 국제포럼을 개최할 계획이다. 내년에는 상반기중 청년들을 대상으로 미래변화에 대비한 신기술을 공모하는 대규모 기술경진대회(일명 C-프로젝트)도 준비중이다.

여시재는 조창걸 한샘 명예회장이 사재 약 4400억원을 출연해 지난해부터 물밑에서 준비작업을 해왔다.
참여 인사들이 진보·보수 양 진영을 아우른다는 점에서도 주목을 받았다. 노무현 정부에서 부총리직을 수행한 이 전 부총리와 이명박 정부 초대 교과부 장관을 지낸 김 전 장관를 비롯해 안대희 전 대법관, 김현종 전 UN대사 등 관계 인사는 불론 박병엽 전 팬택 부회장, 김범수 다음카카오 이사회 의장 등 기업인도 참여한다. 연세대 총장을 지낸 정창영 삼성언론재단 이사장도 이사진에 이름을 올렸다.
이날 여시재 출범식에는 지난 2011년 도지사직에서 물러난 뒤 중국과 러시아를 오가며 현실 정치와 멀어졌던 이광재 전 강원도지사도 참석해 약 5년만에 공개활동을 재개해 관심을 모았다. 이 전 도지사는 여시재에서 부원장을 맡아 사실상 상근직으로 실무 총괄역할을 할 전망이다. 이 전 도지사는 이날 활동 재개에 대한 관심에 (이헌재)이사장님께 매일 보고하느라 바쁘다. 다른 생각은 하고있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정의현 기자 / 김정범 기자 / 사진 = 이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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