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M+인터뷰③] 이예은 “여자 조승우가 되고 싶어요”
입력 2016-08-16 15:20 
[MBN스타 김진선 기자] 뮤지컬 배우 이예은은 앞서 ‘미스사이공(2010), ‘천국의 계단(2011), ‘레미제라블(2013), ‘위키드(2013), ‘킹키부츠(2014), ‘아랑가(2015), ‘베어 더 뮤지컬(2015), ‘드라큘라(2016) 등의 다양한 모습일 보였다. 다시 ‘위키드에 오른 이예은은, 드라마에 출연하는 반가운 소식도 함께 전했다.

정말 사람 일은 모르는 것 같아요. 전 좀 더 개성있는 영화나 예술영화 생각은 있었고, 드라마라는 장르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거든요. 출연 사실에 겁도 났지만 기뻤어요. 저만의 방식으로 치밀하게 준비해야죠.”

환하게 웃고, 이런 저런 얘기도 조리 있게 풀어내는 이예은의 모습은 영락없는 소녀였다. 무대 위 모습과 딴판이다. 감정이며 넘버며, 안정적으로 해내는 이예은의 모습은 이제 신예라는 표현이 무색할 정도다.

긍정적인 마인드에요. 일할 때 빼고는요(웃음). 평소에는 태평하고 긍정적인데 일할 때는 집요하고, 스트레스도 받고 그래요. 고민도 많고 세밀하게 표현하고 싶어서 머리를 뜯기도 하죠. 소리 내는 것 등 저에게 엄격한 편이에요. 실수하거나 빈틈 있으면 자책하죠. 하지만 요즘에는 많이 내려놨어요. 힘들더라고요. 그렇게 했더니 결과가 더 좋아진 것 같아요.”

이예은은 열정이 많았다. 때문에 갈증에 목마른 시기도 있었다. 더 잘하고 싶은 그의 마음은, 누구보다 열심히 했기 때문에 든 감정이고, 그래서 더 무대를 향해 목말랐다.

‘레미제라블이 세 번째 작품인데 장기 공연을 해서 그런지, 3년차 앙상블 역할에 대한 갈증이 있었어요. 정말 감사하지만, 마음대로 안 되는 점에 대한 갈증이었죠. 기회가 없다고 생각하니까, 채찍질 하게 되고, 제가 마음에 안 들고 나중에는 슬럼프가 오더라고요. 꿈에 그리던 역할을 맡았는데, 막상 무대에 오르니 공포증도 생기고 음을 내질러야 하는데, 고음을 내지를 수 있을까, 최악의 상황만 상상됐죠.”

때문에 누군가의 한마디도 힘이 마음을 울리기도 했다.

갈증 때문에 진짜 힘들었어요. 절망적이고 우울했어요. 나쁜 일을 겹쳐서 온다고, 부수적인 고민까지 더해졌죠. ‘내가 왜 이렇게 힘들어하지라는 안 좋은 에너지까지요. 제가 조급하고 성급해서 그랬던 것 같아요. 당시 연출님이 ‘메인이 되고 싶은 거잖아. 명확한 꿈을 가지고 있는 거야 라고 말씀해 주셨어요. 당시 큰 힘이 됐어요.”

이예은의 남다른 감정은 그냥 나온 것이 아니었다. 고민과 갈등, 배우로서 내실을 다지는 시기를 거쳤고, 이예은은 다시 무대에 설 수 있었다. 그때 만난 작품이 ‘위키드였다.

하지만 내 중심이 있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배우로서 사춘기 맞는 것이 뭔지도 모르고 좋은지 나쁜지 몰랐고 배우로 사람으로 성숙해지는 시기였던 것 같아요. 지나고 나니 스스로에게 도움이 되더라고요. 표현할 수 있는 생각이 늘었고, 공감할 수 있는 일도 많아졌어요. 당시 저에게 ‘옳았다! 잘 해냈다!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특히 이예은은 작품을 통해 마음을 채워나갈 수 있는 배우였다. 감정에 몰입하기 이보다 좋을 수 있을까.

스스로를 컨트롤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결핍에 대해 사로잡혀 있었죠. 저와 비슷한 역할로 치유하고 공감했어요. ‘베어 더 뮤지컬때 그랬어요. 마음을 잘 먹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이예은에게는 특별함이 있었다. 언뜻 보면 평범할 수 있지만, 개성있고 매력있다. 흔히 말하는 ‘미인이라는 말로 표현하기에 턱없이 부족하다. 마치 공작새를 떠올리듯, 한 가지 모습에서 여러 모습이 보인다. 정형화된 무언가에 담기엔 자유롭고, 맑았다. 색은 다양했다.

공작새요? 제 이상향이에요(웃음). 여러 색을 가지고 이를 보여줄 수 있다는 것이죠. 폭넓게 융통성 있게 나타내고 싶어요. 어떤 상황 속에서도 다양하게요. 뛰어난 적응력으로요.”

못해본 작품이 많아서 다양하게 경험하고 싶어요. 대극장 소극장이나, 소박한 역할이나 악독한 역할이나, 어떻게 그리느냐에 따라 달라지니까요. 제 장점을 살려서 표현하고 싶어요. 탄탄한 기본에 제 개성을 살려서 차별화된 배우가 되지 않을까요. 스스로 다지고 있어요!”

최근 tvN이 준비 중인 새 드라마 ‘K2에 출연하며 또 다른 도약을 꿈꾼다. 그래도 무대가 뿌리라고 힘있게 말하는 이예은. 조승우처럼, 영화며 드라마 등 장르 불문하고 안정감 있게 다가가고 싶다는 포부로 앞으로의 기대를 더욱 높였다.

무대가 베이스죠. 변하지 않아요. 다만 어떤 상황이라도 잘 적응해서 적절한 에너지를 뿜어내고 싶어요. 예전에 신인을 소개하는 코너에서 ‘여자 조승우가 되고 싶어요라고 말한 적이 있어요. 장르를 불문하고 안정되게 넘나드는 게 쉽지 않잖아요. 저도 그렇게 되는 것이 꿈이에요.”

김진선 기자 amabile1441@mkcultu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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