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의 기온이 섭씨 38도를 넘어서면서 가만히 서있기 조차 힘든 날씨였던 13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 다른 선수들 보다 먼저 나와 배팅을 하는 선수가 있었다. 바로 이승엽(삼성)이었다. 한일 프로야구 통산 600홈런 초읽기에 들어간 ‘살아있는 전설. 타격의 기술과 경험, 그리고 테크닉에서 감히 아무나 따라올 수 없는 선수인데도 누구보다 성실히 타격 훈련을 하는 모습은 아름답기까지 했다. 이렇게 더운 날씨에는 쉬는 것이 낫지 않냐고 물었더니 먼저 훈련하고 쉬려고요”라며 씩 웃었다. 마음 속에서 절로 박수가 나왔다.
기술적으로 들여다보면 이승엽은 신체분절의 순서, 즉 발바닥부터 시작하는 힘의 전달 순서에 따라 힘을 몸으로 잘 연결한 후에 배트에 전달하는 능력이 탁월하다. 또한 배트의 헤드를 남겨서 강한 원심력을 만들어내는 기술까지 빼어나다. 그렇기 때문에 배트를 가볍게 휘두르는 모습인데도 타구의 속도가 빠르고 비 거리가 멀리 나간다.
좋은 타격폼은 쉽게 얻어지지 않는다. 또한 단순히 쫓아갈 수 있는 한가지 정답만이 있는 것도 아니다. 좋은 타격폼이란 타자 각자의 신체에 맞는 가장 효율적이고 이상적인 폼이고 결국 스스로의 부단한 노력으로 만들어 내야 하는 작품이다.
이미 절정의 기량을 갖춘 베테랑 타자인데도 시즌이 한창인 지금까지 연구하고 고민하며 최적의 타격 자세를 만들려고 하는 모습 만으로 이승엽은 왜 그가 훌륭한 타자로 성공했는지 보여준다.
훈련할 때의 이승엽도 비범하지만, 경기 속 이승엽은 영민하고 무서운 타자다. 상대 투수와의 수 싸움에 강하다.
13일 LG전에서 이승엽은 상대 선발 허프에게 2회 첫 타석에서 삼진을 당했다. 허프의 빠른 투구 템포와 속구에 전혀 타이밍을 맞추지 못했다. 허프는 이승엽에게 4구 모두 빠른 볼을 던졌다.
이후 4회 앞선 세 타자에게 연속 안타를 허용하며 2실점했던 허프는 이승엽의 두번째 타석을 맞아 다른 투구 로케이션으로 들어왔다. 초구 커브 파울, 2구 커브 볼 보통 이렇게 전개됐다면, 빠른 볼을 생각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이승엽은 3구째 커브를 받아쳐 우중간을 넘어가는 역전 2점 홈런을 만들어 냈다. 자신에게 들어올 볼을 대한 예측과 믿음이 없으면 결코 만들어 내기 어려운 홈런이었다.
야구를 하면서 주변에 재능이 뛰어난 선수가 단명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재능만 믿고 기술과 체력을 익히는 것을 등한시 했을 때 일어나는 일이다. 타자는 나이가 들면 순발력과 근력에서 약점을 보이게 마련인데 이승엽은 본인의 약점과 강점을 파악한 후 지금의 스스로에게 가장 적합한 스윙을 만들어 내면서 올해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KBO 투수들의 빠른볼 속도와 위력은 10년전과 비교할 바가 아니지만, 여전히 이승엽의 타이밍은 늦지 않다.
좋은 타자가 되려는 목표는 모든 선수들이 똑같다. 하지만 목표에 이르는 과정에서 서로의 방법은 달라야 한다. 이유는 각자가 가지고 있는 신체 조건과 특징이 저마다 다르기 때문이다. 다양한 방법으로 스스로를 변화시키는 모습을 보면서 이승엽이 걸어온 길, 앞으로 향하는 길이 더 대단하다는 것을 느낀다. (SBS스포츠 프로야구 해설위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술적으로 들여다보면 이승엽은 신체분절의 순서, 즉 발바닥부터 시작하는 힘의 전달 순서에 따라 힘을 몸으로 잘 연결한 후에 배트에 전달하는 능력이 탁월하다. 또한 배트의 헤드를 남겨서 강한 원심력을 만들어내는 기술까지 빼어나다. 그렇기 때문에 배트를 가볍게 휘두르는 모습인데도 타구의 속도가 빠르고 비 거리가 멀리 나간다.
좋은 타격폼은 쉽게 얻어지지 않는다. 또한 단순히 쫓아갈 수 있는 한가지 정답만이 있는 것도 아니다. 좋은 타격폼이란 타자 각자의 신체에 맞는 가장 효율적이고 이상적인 폼이고 결국 스스로의 부단한 노력으로 만들어 내야 하는 작품이다.
이미 절정의 기량을 갖춘 베테랑 타자인데도 시즌이 한창인 지금까지 연구하고 고민하며 최적의 타격 자세를 만들려고 하는 모습 만으로 이승엽은 왜 그가 훌륭한 타자로 성공했는지 보여준다.
훈련할 때의 이승엽도 비범하지만, 경기 속 이승엽은 영민하고 무서운 타자다. 상대 투수와의 수 싸움에 강하다.
13일 LG전에서 이승엽은 상대 선발 허프에게 2회 첫 타석에서 삼진을 당했다. 허프의 빠른 투구 템포와 속구에 전혀 타이밍을 맞추지 못했다. 허프는 이승엽에게 4구 모두 빠른 볼을 던졌다.
이후 4회 앞선 세 타자에게 연속 안타를 허용하며 2실점했던 허프는 이승엽의 두번째 타석을 맞아 다른 투구 로케이션으로 들어왔다. 초구 커브 파울, 2구 커브 볼 보통 이렇게 전개됐다면, 빠른 볼을 생각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이승엽은 3구째 커브를 받아쳐 우중간을 넘어가는 역전 2점 홈런을 만들어 냈다. 자신에게 들어올 볼을 대한 예측과 믿음이 없으면 결코 만들어 내기 어려운 홈런이었다.
야구를 하면서 주변에 재능이 뛰어난 선수가 단명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재능만 믿고 기술과 체력을 익히는 것을 등한시 했을 때 일어나는 일이다. 타자는 나이가 들면 순발력과 근력에서 약점을 보이게 마련인데 이승엽은 본인의 약점과 강점을 파악한 후 지금의 스스로에게 가장 적합한 스윙을 만들어 내면서 올해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KBO 투수들의 빠른볼 속도와 위력은 10년전과 비교할 바가 아니지만, 여전히 이승엽의 타이밍은 늦지 않다.
좋은 타자가 되려는 목표는 모든 선수들이 똑같다. 하지만 목표에 이르는 과정에서 서로의 방법은 달라야 한다. 이유는 각자가 가지고 있는 신체 조건과 특징이 저마다 다르기 때문이다. 다양한 방법으로 스스로를 변화시키는 모습을 보면서 이승엽이 걸어온 길, 앞으로 향하는 길이 더 대단하다는 것을 느낀다. (SBS스포츠 프로야구 해설위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