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굿모닝MBN]박 대통령의 '입', 당 대표 됐다 - 최은미 기자 출연
입력 2016-08-10 11:39  | 수정 2016-08-10 13:46
【 앵커멘트 】
보수정당 사상 처음으로 호남 출신이 당 대표에 선출됐습니다.
최 기자, 당권 레이스 과정을 처음부터 지켜봤는데, 이런 결과가 나올 거라고 예상했나요?


【 답변 】
사실 한 달 전만 해도, 가능성을 점치는 사람은 거의 없었습니다.

그런데요, 저는 이정현 의원을 당 대표로 만든 첫번째 계기로 단연 이 장면을 꼽습니다.

경남 창원에서 열린 첫번째 합동 연설회 모습인데요.

당원들 앞에서 설움을 폭발시키는 장면, 같이 보시죠.

-----------이정현 싱크-----

나중에 들었는데, 이 대표는 당시 현장에 달랑 비서진 2명만 데려갔답니다.

당시 연설회가 열린 창원은 막강한 라이벌인 이주영 의원의 안방이라 이 의원 지지자들로 가득했고요.


그럼에도 울분을 토하는 이정현 의원을 연호하는 목소리는, 어느 후보에게도 뒤지지 않았습니다.

울분에 담긴 진정성이 모였던 당원들의 마음을 움직였다고 밖에 볼 수 없었을 것 같습니다.


【 앵커멘트 】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선되기까지는 친박의 조직적인 도움이 주효했다는 점을 무시할 순 없을 것 같아요.


【 답변 】
네 그렇습니다.

녹취록 파문 같은 악재를 만나 최경환, 서청원 의원이 출마할 수 없는 상황이 되면서, 후보를 낼 수 없게 된 친박이 차선으로 선택한 사람이 이정현 대표라고 보는 시각이 많습니다.

처음에는 이주영 의원으로 쏠리던 친박계의 표심이 투표 직전 '오더', 그러니까 누군가의 지시라도 받은 듯 일제히 이 대표에게 쏠렸고, 그게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습니다.

당원 자격으로 투표 현장에 참석한 박 대통령도 막판 굳히기에 영향을 줬을 것으로 분석되고요.

이 주장이 설득력있는게, 당 대표 뿐 아니라 최고위원들도 강석호 의원 1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친박계가 장악을 했습니다.

이정현도 승리했지만, 사실상 친박의 승리다, 이렇게 봐야할 것 같습니다.


【 앵커멘트 】
이정현 대표는 국회의원이 되기 전부터 박 대통령의 '입'으로 통했습니다.
이 정부 들어서는 청와대 정무수석과 홍보수석을 지냈고요.
당청관계는 이제 걱정 안해도 되는 겁니까?


【 기자 】
이 대표는 새누리당 사무처 공채 1기 출신입니다.

당 살림을 맡아서 하는 실무자였던 거예요. 그러니까 일반 기업으로 치면 말단 신입사원으로 출발했다, 이렇게 표현하면 될 것 같습니다.

그러다 2004년 총선에서 광주 서구 후보로 출마를 합니다.

이때 당시 당 대표였던 박 대통령과 '운명적인 만남'을 갖게 되는데요.

박 대통령이 호남에서 고군분투하는 이 대표를 눈여겨보고, 밥을 사겠다고 한거예요.

이 대표는 지나가는 말이려니 생각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정말 만남이 성사됐고, 이 대표는 마지막이라는 마음으로, 새누리당이 왜 호남에 관심을 가져야하는지, 정말 쉬지 않고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했다고 합니다.

박 대통령은 그 모습이 인상적이었는지, 이 대표를 당 수석부대변인에 임명했고, 그때부터 이 대표가 박 대통령의 '입', 박 대통령의 '복심'이 됩니다.

그 후부터 이 대표가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했고, 청와대 수석을 맡았고, 결국 그 힘으로 호남 재선까지 됐으니 이 대표 입장에서 박 대통령이 어떤 존재겠습니까.

그런데, 바로 이 부분 때문에 당청관계를 오히려 걱정하는 목소리도 큽니다.

일을 하는 과정에서 엇박자가 날 수도 있는데, 이 대표가 자신을 발탁해준, 대통령의 뜻을 쉽게 거스를 수 있겠느냐는 거죠.

좀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 앵커멘트 】
이번 당 대표는 내년 있을 대선 후보 경선을 총괄하게 되잖아요.
이 대표가 당선되면서, 당 내 대선주자들의 희비도 엇갈릴 것 같습니다.


【 기자 】
네. 당장 빨간불이 켜진 게 김무성 전 대표입니다.

지금 전국을 돌면서 민생투어를 다니며 사실상 대선 행보를 시작했는데, 자신과 시종일관 각을 세우던 친박 핵심이 선택한 이 대표가 당선된 게 유리할 리 없습니다.

특히, 김 전 대표의 측근들이 막판에 대거 오더 문자를 보내면서 조직력을 과시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과만 보면 친박계에 완패한 셈이라, 앞으로 김 전 대표의 행보가 편하지만은 않을 것 같습니다.

어제 투표를 마치고 나오던 김 전 대표의 이야기 직접 들어보시죠.

누가 당선됐는지 알기 전 모습니다.

-----------김무성 싱크

투표 전 날 비박계 지지 의사를 공식적으로 표명한 오세훈 전 서울시장도 상황이 좋지만은 않을 것 같습니다.

반대로, 친박계가 대선주자로 러브콜을 보내왔던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은 힘을 받게 됐습니다.

어제 현장에서는 공천개입 녹취록 파문으로 잠행을 이어가던 친박 핵심 최경환 의원도 만날 수 있었는데요.

투표를 마친 최 의원의 모습도 같이 보시죠.

--------최경환 싱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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