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더민주 당권주자 첫 합동연설회는 ‘흥행 부진’
입력 2016-08-09 17:26 

더불어민주당(더민주) 당권 주자들이 8·27 전당대회를 앞두고 9일 제주 합동연설회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당권 경쟁에 돌입했다. 그러나 첫 일정인 제주 합동연설회부터 분위기가 달아오르지 않으면서 전당대회 흥행 문제를 놓고 골머리를 앓을 전망이다.
이종걸 추미애 더민주 의원, 김상곤 전 새정치민주연합(더민주 전신) 혁신위원장 등 당권주자들은 이날 제주 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첫 합동연설을 시작으로 21일까지 전국 시도당 대의원회의를 순회하며 ‘표심 잡기에 나선다. 특히 전당대회 이후 문재인 전 대표가 선명한 대여 강경노선을 펼칠 것으로 전망되면서 더민주 당권 주자들 역시 친문 표심을 잡기 위해 시도당 대의원회의에서 선명성 경쟁에 나서는 분위기다.
실제로 문 전 대표는 8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사드배치가 현실화되더라도 정부는 최선을 다해 중국을 설득하고 관계악화를 막아야 한다. 도리어 노력하는 야당 초선의원들을 비난부터 하니 참 한심한 정부”라며 목청을 높였다.
문제는 전당대회 과정에서 당권주자들이 정부·새누리당을 상대로 강경한 목소리를 낼수록 흥행에는 ‘빨간불이 켜질 수 있다는 점이다. 기존의 ‘투쟁 주장만 되풀이할 경우 변화와 쇄신을 바라는 지지층에 감동은 커녕 식상함만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날 제주연설회의 경우 참석자는 300여명에 불과했다. 그나마 100여명은 각 후보 캠프에서 동원한 선거운동원들로 알려졌다. 전국 권역 중 인구 수가 적은 제주라는 점과 회의장 규모가 협소했다는 점을 고려해도 전당대회 첫 레이스라고 하기에는 썰렁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더민주 당권주자들은 ‘대여 강경투쟁을 강조하며 기존의 주장을 되풀이하는 모습을 보였다.
가장 먼저 연단에 오른 추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이 새누리당을 탈당하고 내각을 총사퇴시킨 후 거국 중립내각을 만들도록 관철시키겠다. 편향된 왜곡된 특정 종편도 바로세우겠다”며 정부·여당에 직격탄을 날렸다. 이어 연설에 나선 김 전 위원장 역시 도덕성과 능력이 없는 청와대, 국민에게 갑질만 하는 박근혜 정권에서 권력을 찾아오려면 당이 강해져야 한다. 대선판에서 무슨 짓을 어떻게 할지 모르는게 지금의 여당이고 정권”이라며 정부에 날을 세웠다.
마지막으로 연단에 오른 이 의원 역시 총선에서는 대한민국 국민들이 망치가 돼 박 대통령을 때려 야당이 이겼다”며 정권 교체에 실패하면 국민들이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저 이종걸을 포함해 책임을 지고 정계 은퇴를 각오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나마 당권 주자들의 의견이 엇갈리는 부분은 대선 정국에서 더민주 차기 당대표 역할론이다.
추 의원은 경선 후에 후보를 끌어내리는 일이 없도록 경선불복방지위를 만들겠다”며 국민이 지지하는 1등 후보를 흠집내고 상처내는 것은 공정도 아니고 혁신도 아니다”고 주장했다. 일각에서는 유력한 대권 주자인 문 전 대표를 염두에 둔 발언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김 전 위원장은 더민주에는 강력한 대선주자가 있다. 그런데 왜 친문과 비문을, 주류와 비주류 등 보수가 만든 계파의 덫에 빠져야 하느냐”며 승리를 만들어야 하는 이때에 계파에 기대는 건 대선 후보 확장성을 감옥에 가두는 꼴이 된다”고 주장했다.
‘비주류로 분류되는 이 의원은 모두가 이길 수 있는 ‘대통령 라운드를 만들겠다”며 단합과 통합을 바탕으로 승리하겠다”고 강조했다.
세 후보 연설을 마친 뒤 진행된 제주도당위원장 선거에서는 ‘원외 인사인 김우남 전 의원이 ‘현역 4선 강창일 더민주 의원을 제치고 선출됐다. 김 신임 위원장은 더민주 차기 서울시당위원장과의 협상 결과에 따라 더민주 최고위원도 노려볼 수 있게 됐다.
[정석환 기자 / 제주 = 정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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