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中 광둥성에 첫 파산법원 설치, 좀비기업 퇴출 가속
입력 2016-08-09 16:36 

중국 제조업체 밀집지역인 광둥성에 지난 8일 파산법원이 설립됐다. 중국 정부가 ‘공급측면의 구조개혁을 추진중인 가운데 이른바 좀비기업들의 퇴출을 신속히 하기 위해 처음으로 지방에 파산전담 법원을 설립한 것이다.
광둥성은 몇년 전까지만 해도 중국 제조업 1번지로, 전자 자동차 의류 분야에서 중소 제조업체들이 수출을 주도했다. 하지만 글로벌 경기침체와 중국경제 성장 둔화로 수년간 적자를 내거나 공장 가동을 멈춘 기업들이 급증하고 있다. 시나망에 따르면 현재 광둥성내 좀비기업은 3300여개에 달한다. 광둥성 정부는 향후 3년간 이 가운데 약 3분의 2를 퇴출한다는 방침이다.
파산법원 설립은 지방 고급법원과 최고인민법원(한국의 대법원격)의 파산사건 업무를 전담 법원으로 맡아 파산절차를 신속화하고 구조조정을 앞당기기 위한 조치다. 중국 정부는 파산 전담법원 시범 지역으로 광둥성을 선정하고, 소액 파산 사건을 중점적으로 처리하게 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파산법원은 파산사건 재판과 채무 및 임금 정산, 파산관리인 파견 등 업무를 관할하게 된다. 하지만 일각에선 법원의 파산재판이 주로 영세기업들을 대상으로 하고, 대기업들은 지방정부의 비호를 받고 있다는 점을 들어 경제전반의 구조개혁 효과는 제한적이라고 지적한다.
중국 경제의 성장둔화와 구조개혁 정책 영향으로 올들어 중국 기업들의 파산 건수는 급증세다. 최고인민법원에 따르면 중국 법원이 1분기 허가한 파산건수는 1028건으로, 전년 동기보다 52% 급증했다. 광둥성의 경우 지난 수년간 처리한 파산사건이 300여건이었는데 파산법원이 설립됨에 따라 처리 건수가 크게 증가할 전망이다.
[베이징 = 박만원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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