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폭염때문에…일부학교 첫날부터 단축수업
입력 2016-08-09 15:14  | 수정 2016-08-10 15:38

불볕더위가 지속되면서 일부 지역의 학교가 단축수업을 하는 등 폭염이 학교 수업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9일 부산시교육청에 따르면 부산지역에서는 일반계고 143개 학교 가운데 지금까지 30곳의 고교가 여름방학을 끝내고 개학했다. 이번주 중에 31개 학교가 개학을 하고 나머지 고교는 16일 이후에 개학할 예정이다.
부산시교육청은 상당수 고교가 개학한 지난 8일 찜통더위가 이어지자 각 학교에 학교장 재량으로 단축수업을 하거나 체육활동을 자제하는 등 수업을 탄력적으로 운영할 것을 지시했다.
이에 따라 현재 개학한 부산 지역 30개 고교 중 5개 고등학교가 단축수업을 실시하고 있다. 2개 학교의 경우 50분 수업에 10분 휴식하던 것을 45분 수업에 15분 휴식하는 방식으로 단축수업을 했다. 3개 학교는 오전 수업만 하고 학생들을 귀가시켰다. 지난 8일은 부산 낮 최고기온이 섭씨 34.4도까지 올라 올해 들어 가장 더운 날씨를 기록했다.

지난 8일 개학한 인천 서구의 검단고등학교도 이틀째 50분으로 정해진 수업시간을 10분씩 단축해 운영하고 있다.
검단고 관계자는 10일부터는 정상적으로 수업을 할 예정이나 폭염이 지속되면 단축수업을 이어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단축수업으로 오후 4시50분께 수업이 끝나던 검단고 학생들은 1시간 이른 4시께 수업을 종료했다.
교육부가 다음 달 30일까지 시행하기로 한 폭염대응 종합대책을 보면 최고기온이 33도 이상인 상태가 이틀 이상 지속될 것으로 전망될 때 내려지는 폭염주의보가 발효되면 학교는 단축수업을 검토할 수 있다. 폭염특보가 발령되면 오후 1∼5시에는 체육 활동을 자제하고 시원한 곳에서 쉬도록 하는 ‘무더위 휴식 시간제를 운영한다.
부산시교육청 관계자는 학교마다 교실 냉방기 기능에 차이가 나는 등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학교장의 재량에 따라 단축수업을 할 수 있도록 했다”며 대학 입시를 앞둔 고 3의 경우 개학 연기나 휴업 등 학사일정 조정이 쉽지 않아 폭염에도 불구하고 단축수업이라도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교육청은 각 학교의 교실 냉방온도를 24∼25도 이상 유지하되 학교 사정에 맞춰 유동적으로 운용하도록 안내하고 있다. 그러나 종일 에어컨을 켜야 하는 학교로서는 전기료 폭탄을 맞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
부산의 한 고교 관계자는 에어컨을 켜 놓으면 오전 수업시간에는 시원함을 느끼지만 오후에는 많이 덥다”며 학생들 건강을 생각하면 에어컨을 안 틀 수도 없는데 전기료 부담이 걱정”이라고 말했다.
일부 지역 학부모들은 학교들의 이른 개학을 반기고 있다. 울산은 56개 고교 중 4개 고교가 지난 8일 개학했고 대구는 91개 고교 중 65개 고교가 8~11일 개학했거나 개학할 예정이다. 경북지역도 고교 192개가 9일부터 개학에 들어갔다.
이들 지역에서는 폭염으로 단축수업을 하는 학교는 없는데 오히려 일부 학부모와 학생들은 이른 개학을 반기는 분위기다. 전기요금 누진제 영향으로 각 가정에서는 에어컨을 계속 켜기 힘들지만 학교에서는 수업 편의를 위해 에어컨을 가동하기 때문이다.
고3 수험생을 둔 울산의 한 학부모는 집에서는 에어컨을 마음대로 못 틀어 아이가 힘들어 했다”며 짧은 방학이 아쉽겠지만 더운 날씨에 집과 독서실을 오가며 공부하는 것보다 에어컨이 나오는 학교에서 공부하는 게 더 나은 것 같다”고 말했다.
[박동민 기자 / 지홍구 기자 / 서대현 기자 / 우성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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