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中사드 압박 속 야당 의원단 방중…주중 대사 면담 무산
입력 2016-08-08 19:36 
베이징대 좌담회에 참석한 더민주 의원들/사진=연합뉴스
中사드 압박 속 야당 의원단 방중…주중 대사 면담 무산



중국이 한반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대해 거세게 반발하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소속 초선 의원들이 8일 중국을 방문했습니다.

이들 의원은 이날 오전 베이징(北京) 도착 직후 만나기로 했다던 김장수 주중 한국대사와 면담이 무산되는 등 일부 잡음이 일었습니다. 그러나 이날 중국 측 인사들과 만남에서는 한국 내 여론을 의식해 사드 배치에 대한 반대 입장을 내비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더민주의원 방문단에는 당 사드 대책위 간사인 김영호 의원을 비롯해 신동근, 소병훈, 김병욱, 손혜원, 박정 의원이 참여했습니다. 이들은 한반도 사드 배치에 반대하고 있습니다.

김병욱 의원은 이날 베이징 서우두(首都) 공항에서 취재진과 만나 "북한의 비핵화를 포함한 동북아 평화 질서 구축에 관심 많은 분이 모여 공부도 하고 상호교류하는 목적으로 왔다"고 말했습니다.


이들은 이날 베이징에 도착한 뒤 곧바로 김장수 주중 대사를 만나 의견을 듣기로 했으나 갑자기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번 면담이 이뤄지지 않은 책임을 놓고는 주중 대사관과 의원들의 주장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베이징 소식통은 "당초 오늘 야당 의원들이 공항에 도착하는 대로 대사관을 방문해 김장수 대사를 만날 예정이었으나 야당 의원들이 대사관을 가지 않고 바로 베이징대로 가겠다고 어젯밤에 연락이 왔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나 방중 의원단 측 관계자는 "면담이든 식사든 주중대사관 측에서 먼저 이야기를 꺼냈고 취소도 그쪽에서 먼저 한 것"이라며 자신들이 먼저 취소했다는 이야기는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날 베이징대 좌담회에서 이들 의원은 상황의 미묘함을 고려해 사드 배치에 관련한 입장 표명보다는 한중 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데 주력했습니다.

김영호 의원은 "중국이 국제 사회 일원으로서 북핵 문제에 관해 한국과 공조를 강화해야 하며 앞으로 어떤 일이 있어도 한중 관계가 훼손돼서는 안 된다"면서 "중국 매체들이 반한 감정을 자꾸 조장하는 것도 자제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박정 의원은 "중국이 그동안 소프트 파워로 국제 사회에 참여하려고 했는데 지금 너무 하드파워로 밀어붙인다"고 우려를 표명했습니다.

이에 대해 중국 측 참석자는 "한국이 북핵 문제 때문에 사드를 배치하려고 하는 우려와 마음은 충분히 이해한다"면서 "중국으로선 이게 중국을 겨냥하고 있어 중국이 우려하는 것은 당연하며 배치 결정 과정에서 한중 정부 간 소통이 부족했던 게 아쉽다"고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한편, 이들 의원의 정치적 행보도 눈에 띄었습니다.

이들은 이날 2009년 5월 초 김대중 전 대통령이 생전 마지막 중국 방문 시 강연했던 베이징대 정대국제센터 회의실도 둘러봤습니다.

김 전 대통령은 그해 8월 서거하기 3개월 여전에 중국을 방문, 베이징대 특강과 당시 부주석이던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 회담 등을 했습니다.

김영호 의원은 "당시 김 전 대통령이 시진핑 당시 부주석을 만나 중국의 천하태평을 이루기를 바란다는 덕담을 하셨는데 이미 중국은 이를 이뤘다고 생각한다"면서 "앞으로 미국과 중국이 천하태평을 이뤄 우리나라가 우방국인 두 나라와 원만하게 발전하길 희망한다"고 말했습니다.

이들 의원은 9일에는 교민간담회, 한국언론 특파원 오찬 등의 일정을 밟은 다음 중국 공산당 혁명건설촉진회 리홍린 부장이 주최하는 만찬에도 참석할 예정입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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