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분양가 올리는 명품가구…고급 단지 비교해 보니
입력 2016-08-08 12:09 
이탈리아 보피 주방가구가 적용된 디에이치 아너힐즈 T131㎡ 주방 전경 [사진제공=현대건설]

최근 아파트 분양 시장에서 수입 가구와 자재를 활용한 마케팅이 활발하다. 특히 초고가 아파트 단지에는 불탑, 보피, 톤첼리 등 유럽 고급 주방가구들이 속속 적용되고 있다. 곧 청약에 나설 예정인 강남 개포 ‘디에이치 아너힐즈는 전용면적 105㎡이상의 테라스형과 일반형에 이탈리아 브랜드 보피 주방가구를 적용한다. 전용 244㎡ 펜트하우스가 분양가 84억원에 나온 초고가 단지 한남더힐(용산구 한남동)은 전용 233~235㎡에는 독일 에거스만, 전용 244㎡에는 독일 불탑을 설치했다.
주방가구의 최고봉은 독일 불탑이 꼽힌다. 한 수입가구 관계자는 고급 주방가구는 유럽 시장에서도 서열이 정해져 있다”면서 독일 불탑이 최상위고 독일 지메틱, 이탈리아 보피가 상위, 독일 포겐폴과 이탈리아 톤첼리를 그 다음으로 쳐준다”고 말했다. 독일 제품이 기능성과 내구성이 좋다면, 이탈리아 제품은 색감과 곡선적인 디자인이 빼어나다는 평가다. 디에이치 아너힐즈 등 불탑을 적용하지 않은 단지 분양관계자들도 불탑을 최고 브랜드로 꼽았다.
불탑은 서울 송파구 제2롯데월드 오피스텔 ‘시그니엘 더 레지던스 전 세대에 적용될 예정이다. 가구 업계에서는 롯데 오너 일가에서 직접 불탑을 오피스텔 주방가구로 정했다”는 후문이 돌지만 롯데건설 관계자는 최고급 오피스텔에 걸맞는 가구를 선정했을 뿐 오너 일가가 직접 정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고가 단지들이 고급 가구에 열을 올리는 것은 고급화 전략으로 풀이된다. 한 고급 단지 분양 관계자는 분양가는 높아지지만 건설사 브랜드만으로는 고급 아파트 수요자의 기대를 만족시키는데 한계가 있다 보니 가구와 욕실 수준을 높이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인지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가구 수입액은 15억4200만달러(1조7547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13억6400만달러)보다 13.1% 급증했다.
전문가들은 고급 가구가 입주 후 아파트 가격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고준석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TF 팀장은 입주 후 아파트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가구가 아니라 교통, 교육환경, 커뮤니티시설, 자연환경”이라며 일반적인 실수요자,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가구보다 입지와 주변환경을 꼼꼼히 따지는 게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윤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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