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日 닛산자동차, 전기차배터리 사업 매각 결정
입력 2016-08-07 16:36 

닛산자동차가 전기차배터리를 생산하는 자회사를 국내외 배터리 메이커에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전기차 배터리 시장 경쟁이 격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직접 수직계열화를 통해 배터리를 생산하는 대신 배터리 전문회사를 통해 조달하는 것이 이득이라는 판단에서다. 전기차 시대 도래와 함께 배터리 업체들이 유행처럼 생겨나면서 공급과잉 우려가 수면위로 부상하고 있는 상황에서 배터리 시장 구조개편 신호탄이 될 것이라는 진단이다.
7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닛산은 NEC와 각각 51%, 49%를 출자해 설립한 전기차 배터리회사 AESC(오토모티브에너지서플라이)를 연내에 매각하기로정했다. 2007년 설립된 AESC는 닛산 전기차 리프와 하이브리드(HV) 차량에 사용되는 리튬이온 배터리를 생산해왔다. 차량용 리튬이온전지 세계시장 점유율이 테슬라를 고객으로 둔 파나소닉에 이어 세계 2위를 차하고 있을 만큼 강자다. 지난해 매출은 366억엔(4000억원)이었다. AESC 인수에는 일본 내 전기차 관련 업체들은 물론 중국 업체들이 큰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닛산은 또 미국과 영국에서 독자적으로 진행해온 전지 생산사업도 함께 매각할 방침이다. 닛산이 AESC를 매각키로 한 것은 수직 계열화를 통해서는 원가경쟁력을 높이기 어렵고, 이 때문에 자사 전기차 대중화에도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판단때문이다. 2010년 첫 출시된 닛산의 전기차 리프는 지금까지 전세계에서 약 23만대가 팔렸다. 그런데 리프를 대중화시키기 위해서는 전기차 원가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배터리 가격을 낮추는 것이 절실하다. 때문에 배터리 기술이 탁월한 외부 배터리 전문업체에서 배터리를 조달하는게 가격면에서 유리하다는 판단을 했다는 것이다. 자회사를 통해 배터리를 공급받으면, 자회사도 타 완성차로 배터리 거래처를 확대하기 어렵고, 때문에 규모의 경제가 실현되지 않아 가격을 낮추는 것도 어렵다.
현재 독일 BMW와 미국 테슬라모터스가 별도의 배터리 자회사가 없이, 외부에서 배터리를 조달받는 방식으로 전기차를 생산하고 있다. 닛산의 AESC 매각은 전기차와 무인차 시대에 진입하면서 덩치가 커지고 있는 전기차 배터리 시장 구조개편 출발점이 될 전망이다. 현재 도요타는 파나소닉과, 혼다와 미쓰비시자동차는 GS유아사와 손잡고 전기차 배터리 생산을 하는 등 각계전투를 벌이고 있지만, 향후에는 대형 배터리 전문회사로 이합집산이 가속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또 배터리 전문회사가 대형화되면서 제조원가가 떨어지고 결국 전기차 보급확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진단이다.
[도쿄 = 황형규 특파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