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중국산 양변기 못 따라오는 품질·기능 `비결 있었네`
입력 2016-08-07 16:00 

뎅뎅뎅뎅뎅뎅~.”
최근 찾아간 충북 제천에 있는 대림바스(대표 강태식)의 검사공정 라인에 들어서자 직원들이 나무망치로 완성된 양변기를 연신 두드리고 있었다. 왜 멀쩡한 도기를 망치로 때리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공장 관계자는 도기 내부에 미세한 균열이 있는지 알아보는 매우 중요한 공정”이라며 미세한 균열을 현장에서 잡아내지 못하면 가정에서 커다란 균열이 번져 제품 하자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뎅하는 맑은 소리가 안나고 ‘텅 소리가 들리면 불량 제품이라는 것. 이 말을 듣고보니 공장 벽면 한쪽에 붙어있는 ‘내가 놓친 불량, 100배 되어 돌아온다라는 문구가 제대로 이해됐다.
도기 생산공장은 단순히 기계로 제품을 찍어내는 정형화된 공장이 아닌 하나의 커다란 ‘가마터를 연상케 한다. 현장 직원들은 중복더위에 아랑곳하지 않고 작업복에 마스크를 쓰고 변기, 세면대 등 각종 도기를 빚어내고 있었다. 실내온도 섭씨 35도, 습도 60% 수준인 성형라인에 들어가니 더운 기운이 확 끼쳐와 땀이 줄줄 흘러내렸다. 이 곳에서 점토와 고령토 등 20여종의 원료를 배합한 반죽을 석고 틀에 넣어 변기 모양으로 찍어낸 후 유약을 발라 섭씨 1230도의 온도에서 하루동안 구워낸다. 도기 하나를 생산하는데 통상 7~10일이 걸린다. 9만2000㎡(약 2만8000평) 규모의 제천 대림바스 공장에서는 비데 일체형 양변기, 원피스 양변기 등을 주로 생산하고 있다.
차성민 대림바스 공장장은 현재 국내 위생도기 70%정도가 중국산인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는 가격이 한국산의 절반정도에 불과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차 공장장은 그러나 중국에서 제대로 만들지 못하는 비데 일체형 양변기, 특허받은 기술을 접목한 도기류를 생산해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대림바스의 국산 위생도기제품 시장에서 점유율은 41%로 13년 연속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욕실전문 브랜드다. 계림요업, 아이에스동서 등이 대림바스의 뒤를 잇고 있다. 제천공장에서만 비데 일체형 양변기, 원피스 양변기 등 연간 40만개 가량을 생산하고 있다. 최근에는 위생도기 비데 수전금구 욕실용 액세서리 등 다양한 제품을 앞세워 일반 소비자와 소규모 인테리어 업체 등을 대상으로 한 B2C 공급 비중 50%수준에 이를 정도로 성장했다.

최근에는 대림만의 히트 제품을 앞세워 시장 점유율을 계속해서 늘리고 있다. 지난해 출시한 림리스(Rimless) 투피스 양변기 ‘CC730이 대표적이다. 가령 기존에는 커버를 내렸을 때 변기와 맞닿는 부분인 림의 안쪽 구석은 오물이 묻어도 세척이 어렵다는 단점이 있었다. 눈에 잘 보이지 않아 청소하기가 까다롭기 때문이다. 대림바스가 선보인 림리스 일체형 양변기는 세척이 어려운 사각지대를 완전히 없애 변기 내부가 한눈에 다 들어오게 했다. 관련 특허까지 획득했으며 제품 출시 이후 빠르게 팔려나가 지난 한해에만 1만개가 판매됐다. 올해는 현재까지 누적 1만2000~1만3000개가 판매됐고 연말에는 판매량이 2만5000개에 이를 전망이다.
또한 양변기에 칫솔 같은 처리가 곤란한 이물질이 들어가게 되면 기존 제품은 제거를 위해 변기를 뜯어내야 했고 최악의 경우 교체해야 했지만 대림바스의 경우 양변기와 수로 사이에 PVC 재질의 수로트랩을 만들어 이물질이 걸리더라도 트랩만 탈착해 손쉽게 빼낼 수 있도록 했다.
차 공장장은 어린아이를 키우는 가정에서는 변기 안으로 어떤 이물질이 들어갈지 모르는데 이런 걱정을 손쉽게 해결해주는 제품”이라며 세척면 오물이 물탱크 내부로 들어가지 않도록 하는 것은 물론 양변기가 막힌 상태에서 물을 내려도 절대 외부로 넘치지 않게 방지하는 기술 또한 접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전국 직영점 20개 서비스담당 인원이 상주해 요청 시 48시간 내에 모든 서비스를 완료될 수 있도록 체계를 갖췄다.
올해로 창립 51년 된 대림바스는 지난해 1870억원의 매출을 기록한데 이어 올해는 2200억원 매출을 올리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현재 중국에는 프리미엄 비데일체형 양변기를, 터키에는 비데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대림바스 제품은 신라호텔과 포시즈호텔 등 국내 특급호텔에도 공급된다.
[제천 = 김정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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