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
[‘소년24’ 종영①] ‘프로듀스101’가 되지 못한 포맷의 한계
입력 2016-08-07 09:37 
[MBN스타 금빛나 기자] 100% 팬들의 투표에 좌지우지 됐던 Ment ‘프로듀스 101가 지나치게 개인의 인기를 강조했다면, ‘소년24는 지나치게 개개인의 역량을 간과했다. ‘유닛이라는 공동체를 지나치게 강조한 ‘소년24는 마지막까지 스스로 포맷의 한계를 드러내며 아쉬운 마무리를 지어야 했다.

6일 방송된 Mnet ‘소년24에서 1년 간 ‘소년24 상설공연장에서 공연을 펼칠 유닛으로 거듭나기 위한 최종회가 펼쳐졌다.

이날의 경연은 ‘소년24만을 위한 신곡으로 이뤄졌으며, 관객점수 70%, 마스터점수 30%를 반영해 MVP팀과 마지막 관문에서 안타깝게 고배를 마셔야 하는 탈락팀이 가려졌다. 치열한 경합결과 유닛 레드가 탈락했으며, 유닛 화이트가 4위, 유닛 스카이가 2위에 올랐다. 유닛 옐로우가 MVP로 뽑히며 2억 원 음반 지원금을 받게 됐다.


준비 기간만 3년, 무려 250억 원이나 투자되면서 화려하게 시작한 ‘소년24였지만, 그에 따른 아쉬움이 크다. 시청률 적으로 높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높은 화제성을 이끌어 내는데 실패했던 것이다. 이는 비슷한 포맷의 프로그램인 ‘프로듀스101와 비교했을 때 더욱 극명하게 드러난다. 케이블 채널임에도 불구하고 평균 4.4%대의 시청률을 가뿐히 넘긴 ‘프로듀스101은 방송당시 각종 실시간 검색어에 오른 것은 물론이고, 심지어 소녀들이 불렀던 음원들이 각종 온라인음원차트의 순위를 휩쓸기까지 했다.

‘소년24의 아쉬운 성적은 개개인의 역량을 간과한 채 지나치게 유닛제를 강조한 프로그램 자체에 있었다. ‘프로듀스101이 내세운 것은 ‘나만의 소녀였다. 내가 응원하는 소녀와 ‘투표를 하는 나의 노력여부에 따라 얼마든지 상위권에 오를 수 있다는 희망을 심어주었고, 실제로 인기여부에 따라 데뷔권에 가까워지고 멀어지는 소녀들의 모습을 직접적으로 보여주면서 시청자들을 더욱 프로그램에 빠져들게 만들었다. 소녀들을 선별하는 권한을 시청자들에게 주었다면, 곡을 선택하는 권하는 소녀들에게 넘겼다. 자신의 특기에 따라 노래, 댄스, 랩 파트를 선택할 수 있었으며, 이에 따라 다양한 조합을 경험해 볼 수 있었다.

하지만 개개인이 아닌 유닛을 강조한 ‘소년24는 이 같은 다양한 조합을 시작부터 봉쇄해 버렸다. 실제 아이돌 그룹이 만들어 질 당시 가장 중요하게 여긴다는 팀워크를 강조한 것은 좋으나, 문제는 그 모든 권한이 마스터군단에게 쏠렸다는 것이다. 그 어디에도 시청자들과 소년들이 개입할 공간은 없었으며, ‘프로듀스101과 같이 다양한 조합도 경험해 볼 수 없었다.


무엇보다 ‘소년24의 가장 큰 문제는 ‘유닛 통 탈락이라는 제도였다. 유닛의 균형을 유지한다는 이유로 ‘소년24는 처음 리더선발전을 통해 최우수 7인을 꼽은 다음, 각각의 밸런스를 생각해 유닛의 멤버를 확정했다. 이에 따라 한 유닛 내에서 잘 하는 멤버가 있는가 하면, 각각의 미션을 버거워 하는 이들도 있었는데, 차등 탈락이 아닌 유닛 통 탈락으로 진행되다보니 나름 열심히 하고 잘 하던 이들마저 같이 무너지는 결과를 낳은 것이다. 소년들 각자가 원하는 방식이 아닌 마스터군단이 억지로 붙여놓고, 통째로 떨어뜨리는 ‘소년24의 방식은 공동으로 나누다가 결국 공동으로 실패하고만 공산주의의 뼈아픈 교훈을 떠올리게 했다.

현장 관객의 투표와 마스터 군단의 평가가 완벽하게 엇갈렸다는 것도 ‘소년24가 대중의 생각을 파악하지 못했다는 것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마스터군단의 평가를 가장 박하게 받았던 유닛이 레드와 화이트였는데, 공교롭게도 현장 관객들의 가장 높은 표를 받은 팀이 화이트와 레드였다는 것이다. ‘소년24의 궁극적인 목표는 실력파 ‘아이돌을 탄생시킨다는 것이다. 아이돌의 가장 큰 덕목 중 하나는 바로 실력과 더불어 ‘인기이다. 무엇보다도 탄탄한 팬덤이 구축돼야 한다는 것인데, 정작 ‘소년24는 관객들이 가장 많이 선택한 유닛을 탈락후보로 놓은 것이었다.
대중이 원하는 바를 완벽하게 읽지 못한 ‘소년24는 결론적으로 짙은 아쉬움과 과제를 남긴 프로그램이 되고 말았다.

금빛나 기자 shinebitna917@mkculture.com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