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현장 인터뷰] 라이트 "여기는 빅리그, 공 낯설다고 유리하지 않아"
입력 2016-08-06 16:11  | 수정 2016-08-06 16:25
완봉승을 거둔 라이트가 포수 샌디 레온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美 로스앤젤레스)=ⓒAFPBBNews = News1
[매경닷컴 MK스포츠(美 로스앤젤레스) 김재호 특파원] 너클볼 투수가 낯선 LA다저스를 상대로 완봉승을 거둔 보스턴 레드삭스 너클볼 투수 스티븐 라이트(31)는 자신의 공이 낯선 것이 결과에 도움이 됐다는 생각에 동의하지 않았다.
라이트는 6일(한국시간)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LA다저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 9이닝 3피안타 1볼넷 9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하며 팀의 9-0 승리를 이끌었다. 자신의 시즌 첫 완봉승을 기록하며 시즌 13승을 따냈다.
라이트는 경기 후 클럽하우스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선발이라면 누구나 최대한 오래 경기를 끌고가는 것을 원한다. 투구 수가 100개가 넘었음에도 완봉 기회를 준 존 페럴 감독에게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 빅리그에서 완봉을 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이런 강팀을 상대로는 더 그렇다"며 완봉을 거둔 소감을 전했다.
이날 다저스 타자들은 라이트의 너클볼이 낯선 듯, 연신 헛스윙을 해댔다. 라이트는 "너클볼의 가장 중요한 점은 막판 공의 움직임"이라며 플레이트 부근에서 변화가 심한 것이 너클볼의 생명이라고 설명했다.
다저스는 라이트의 공을 제대로 볼 수 있는 기회가 없었다. 경기 전에도 크리스 우드워드 코치가 던져주는 너클볼을 친 것이 준비의 전부였다. 이점이 이날 그에게 유리하게 작용한 것은 아니었을까?
이에 대해 라이트는 "솔직히 말해 크게 중요한 차이는 없다고 생각한다. 이전에 다른 투수에게서 너클볼을 상대한 타자들도 많을 것이고, 코치들도 도움을 줬을 것이다. 무엇보다 상대는 빅리그 타자들이다. 경기 도중에도 조정 능력이 뛰어난 타자들이다. 나도 상대가 처음이라고 해서 다르게 생각하는 것은 없다. 스트라이크존을 잡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존 페럴 감독은 이날 라이트의 투구를 "완벽한 컨트롤"이라고 표현했다. "7회 중심 타선을 상대로 풀카운트 상황에서 너클볼을 던져 삼진을 잡는 것이 가장 보기 좋았다. 불리한 카운트에서 계획을 실행하는 능력이 좋았다. 모든 패스트볼이 다 스트라이크였다. 투구 동작의 반복 능력도 뛰어났다"고 평했다.
라이트는 "샌디(샌디 레온, 포수)가 경기 계획을 잘짰다. 너클볼과 패스트볼 조합을 잘했다. 수비도 잘해줬다"며 동료들에게 공을 돌렸다. "패스트볼은 카운트를 유리하게 만들기 위해 활용했다"며 볼배합이 좋았다고 덧붙였다.
라이트는 이날 이번 시즌 두 번째로 많은 119개의 공을 던지며 완봉승을 기록했다. 사진(美 로스앤젤레스)=ⓒAFPBBNews = News1
LA인근 도시인 토렌스가 고향인 그는 "어린 시절 다저스타디움을 많이 와본 것은 아니다. 에인절스가 더 가까웠다. 그렇다고 누구를 응원하지는 않았다. 그저 야구를 보는 게 좋았다"며 어린 시절을 회상하면서도 "자라오면서 봐왔던 곳에서 던질 기회가 있다는 것은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가족들을 경기장으로 초청한 그는 "요즘에는 통신이 발달해서 경기가 끝난 뒤 안부를 묻는 것은 큰 차이가 없다. 차이가 있다면 경기가 끝난 뒤 나가면 만날 수 있다는 것"이라며 가족들이 있는 고향에서 던진 것의 특별함에 대해 말했다.
[greatnemo@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