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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처럼 계산 섰던 LG 야구, 승리보다 값졌던 수확들
입력 2016-08-04 23:18  | 수정 2016-08-04 23:57
LG 오지환(사진)이 결정적인 순간 솔로포를 때려냈다. 이날 LG는 전체적으로 계산이 서는 야구를 펼쳤다. 다만 뒷문불안이라는 과제 또한 남겼다. 사진(잠실)=천정환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황석조 기자] LG가 오랜만에 짜임새 있는 야구를 펼치며 연장 혈투 끝 위닝시리즈를 일궜다. 경기 초반은 세밀한 야구가 이뤄졌고 후반에는 해결사들이 꾸준히 등장했다. 1승 이상의 수확이 있었다.
LG는 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경기서 접전 끝에 6-5 신승을 거뒀다. 이로써 지난 7월 마지막 주부터 3연속 위닝시리즈에 성공했다. 올 시즌 두산을 상대로 얻은 첫 위닝시리즈이기도 하다.
특히 LG에게 몇 가지 수확이 있었던 경기였다. 우선 마운드에서는 임찬규와 이준형이 흥미로운 5선발 경쟁구도를 예고했다. 임찬규는 지난 29일 NC전에 이어 이날 두산전까지 2연속 호투했다. 승리는 챙기지 못했으나 내용 면에서 양상문 감독의 눈도장을 받기에 충분했다.
무릎부상을 호소하며 두 달여간 전력에서 이탈했던 이준형 역시 이날 1군에 합류한 뒤 구원투수로 출격했다. 완전한 모습은 아니었으나 기대감을 들기에 충분한 피칭을 해내며 향후 피 튀기는 5선발 경쟁구도를 암시했다.
경기후반 등판한 불펜투수 윤지웅 또한 위기에서 실점 없는 피칭을 해내며 희망을 남겼다.
타선은 초반부터 짜임새가 빛났다. 1회초 이천웅이 센스 있는 베이스러닝으로 선취점 발판을 마련했다. 4회초에는 무사 1,2루 찬스서 번트작전이 제대로 먹혀 상대마운드의 와일드피치와 후속타자 임훈의 적시타를 이끌어내 앞서나가는 계기가 됐다.
경기 중반 LG는 동점을 허용했으나 8회초 양석환이 전날에 이어 또 다시 아치를 그려내며 균형을 깼다. 이번 시리즈 최고의 영웅으로 거듭날 수 있었던 한 방. 동점을 허용한 뒤 승부는 연장으로 흘렀다. 그리고 또 다른 영웅이 기다리고 있었다. 주인공은 오지환. 그는 연장 10회초 상대투수 이현승을 상대로 좌측 담장을 넘기는 솔로포를 때려냈다.
5-5로 팽팽하게 맞서던 12회초에는 박용택의 안타와 히메네스의 적시타가 이어지며 기나긴 승부의 마침표를 찍었다.
타이밍 때마다 확실한 매듭을 짓지 못한 것이 아쉬운 점이었다. 한 점 앞선 9회 1사 2루 상황에서 등판한 마무리투수 임정우가 9회는 잘 막아냈지만 10회 볼넷와 안타, 폭투까지 이어지며 동점을 허용했다. 빼어났던 이날 경기에 유일했던 옥의 티.
다만 지난 31일과 2일 연속으로 세밀하지 못한 야구로 충격패를 당한 LG는 전날 승리를 만들며 분위기를 반전 시킨데 이어 이날 계산이 서는 야구를 펼쳐보였다. 또한 모든 선수가 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5강 경쟁을 위해 팀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보여준 경기내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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