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종금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이 지난해 대규모 유상증자를 단행한 지 1년이 가까워지면서 우리사주조합 배정 물량의 보호예수 해제도 임박하고 있다. 이들 회사의 주가 흐름을 신통치 않은 상황이지만 당시 유상증자에 참여한 직원들은 쏠쏠한 투자 수익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2일 증권가에 따르면 메리츠종금증권의 전일 종가는 3765원으로 지난해 8월 유상증자 발행가액 3510원을 7.3% 웃돌고 있다.
메리츠종금증권이 지난해 8월 4141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당시 메리츠증권 직원들은 자사주로 1억1799만주 가운데 20%인 2360만주를 배정받았다. 발행가가 3510원임을 감안하면 메리츠증권 직원 1365명이 인당 6068만원을 자사주에 투자한 셈이다. 우리사주조합을 통해 자사주 물량을 받은 직원들의 주식은 다음달 12일에 보호예수가 풀려 시장에서 거래가 가능해진다. 평균치인 6068만원을 투자한 직원이라고 하면 현 주가 기준으로 440만원의 평가 차익을 보고 있는 셈이다.
메리츠종금증권에 이어 지난해 10월 유상증자를 실시한 미래에셋증권은 더 큰 수익이 기대된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해 9561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이 가운데 14%의 주식 물량이 우리사주에 배정됐다. 이 회사 직원수 1768명이 1인당 7571만원을 투자한 셈이다. 전일 종가 기준으로 미래에셋증권 주가는 2만6650원으로 유증 발행가 2만1750원를 22.5% 상회하고 있다. 여기에 주당 0.3주의 무상증자도 실시했다. 10주를 사면 3주의 주식을 공짜로 준 것이나 다름없다. 무상증자분까지 감안할 경우 미래에셋증권 1명은 평균 4488만원의 시세 차익을 보고 있는 것이다. 미래에셋증권 우리사주 보호예수는 오는 11월에 풀릴 예정이다.
두 회사의 주가는 유증 때보다 상당히 하락했다. 메리츠종금증권이 유상증자 계획을 내놓은 지난해 7월 2일 종가는 6459원이었다. 현 주가의 두 배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하지만 유상증자 신주발행가가 확정된 지난해 8월 18일에는 5100원까지 주가가 하락했다. 낮아진 주가에 할인율을 30%로 높게 책정하다보니 지난해 고점의 반토막 수준으로 주가가 하락했음에도 수익이 발생한 것이다. 미래에셋증권도 마찬가지다. 미래에셋증권이 유증 계획을 내놓은 지난해 9월 9일 당시 주가는 2만5897원이었다. 이후 유증 발행가가 나온 10월30일에는 주가가 1만9655원으로 하락했다. 할인율은 15%로 크지 않았지만 무상증자가 있어 큰 폭의 평가이익이 발생했다.
증권사 우리사주 투자의 성공사례는 비단 이번 뿐만이 아니다. 지난 2011년 대우증권, 우리투자증권, 삼성증권, 현대증권 등 대형 증권사들이 대형 IB 라이센스를 따기 위해 잇따라 유상증자에 나섰는데 이후 주가가 두 배 이상 오르면서 대박의 꿈을 이룬 직원들이 적지 않았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메리츠종금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이 유증을 추진하던 시기는 상반기 2200선 부근까지 올랐던 코스피가 미국의 금리인상 이슈로 1800선까지 밀렸던 때로 투자심리가 좋지 않았고 우리사주 배정 물량이 너무 많다는 우려도 적지 않았다”라며 바깥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내부에서는 그 많은 물량을 소화하는 데 성공했는데 ‘손해 보는 장사가 아니다는 직원들의 믿음이 옳았던 셈”이라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고득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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