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
[M+Moview] 날카롭고, 섬세하게 ‘덕혜옹주’의 삶을 담아내다
입력 2016-08-02 11:00 
손예진의 인생연기가 빛을 발한다.


[MBN스타 손진아 기자] 우리가 잊고 있었던 역사를 환기시킨다. 한 여인의 숨겨진 한(恨) 많은 이야기를 담은 영화 ‘덕혜옹주(감독 허진호)가 진한 감동으로 많은 이들의 마음을 움직일 준비를 마쳤다.

‘덕혜옹주는 역사의 격랑 속에 비운의 삶을 살았던 대한제국의 마지막 황녀, 덕혜옹주의 삶을 다룬 작품이다. 권비영 작가의 소설 ‘덕혜옹주를 원작으로 역사적 사실에 상상력을 더해 만들어진 팩션(Fact+Fiction)으로 스토리에 활력을 더했다.

나라를 잃은 암울한 시대, 아무런 힘도 남아있지 않았던 황실에서 태어났다는 이유만으로 일제와 친일파의 정치적 도구가 되어 만 13세 어린 나이에 강제로 일본으로 떠나야 했던 덕혜옹주는 그 시대의 슬픈 역사를 대변하는 인물이다. 영화는 기록에 남아있지 않은 덕혜옹주의 불운했던 삶, 그리고 그 속에서도 평생 고국으로 돌아오고자 했던 그의 모습을 중점적으로 그려낸다.

덕혜옹주를 연기한 손예진는 또 한 번 인생연기를 펼친다. 세밀한 문체로 담아낸 원작만큼 덕혜옹주가 겪었을 고난의 시간을 온몸으로 표현한 그는 복합적인 감정을 섬세하게 그려나간다. 특히 손예진의 내공은 백발의 노인이 된 덕혜옹주에서 제대로 터진다. 고국의 땅을 밟을 기회를 눈앞에 두고 절망에 빠지는 모습부터 고국을 향한 그리움에 피눈물을 쏟는 그의 소름 돋는 연기는 덕혜옹주의 아픔을 그대로 전달해 눈물 없이 볼 수 없다.

박해일과 윤제문, 라미란, 정상훈 역시 감정을 끌어올리는데 힘을 보탠다. 묵직한 존재감으로 손예진과 자연스러운 호흡을 이루는 박해일과 끝없는 악행으로 분노를 절로 끓어오르게 만드는 윤제문, 무거운 이야기에 숨통을 불어 넣는 라미란과 정상훈은 제 몫을 톡톡히 해내 몰입을 높인다.

4년 만에 메가폰을 잡은 허진호 감독은 인물의 미세한 감정까지도 놓치지 않는 특유의 섬세한 연출로 단단한 작품을 완성해냈다. 억지 눈물을 요구하지 않는 절제된 신파가 만드는 묵직한 울림과 깊은 여운은 덕혜옹주의 삶에 숨결을 불어넣는다. 오는 3일 개봉.

손진아 기자 jinaaa@mkculture.com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