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단독] "고달픈 아파트 경비원"…폭염 속 공사장에 내몰아
입력 2016-08-02 10:22  | 수정 2016-08-02 13:53
【 앵커멘트 】
가만히 서 있기도 힘든 폭염 속에 고령의 경비원에게 이제는 막노동까지 시킨 아파트가 있습니다.
단지 안에 있는 도로 확장 공사에 동원한 건데, 해고가 겁이 난 고령의 경비원들은 아무 말도 못하고 온종일 연장을 들어야 했습니다.
강진우 기자가 단독보도합니다.


【 기자 】
경남 창원의 한 대단지 아파트.

35도를 웃도는 폭염 속에서 노인들이 모여 도로 확장 공사를 하고 있습니다.

알고 보니 이들은 이 아파트의 경비원.

지난 25일부터 65세 이상 경비원 20명이 2교대로 온종일 막노동을 하는 겁니다.


▶ 인터뷰 : A 씨 / 아파트 경비원
- "이게 (경비)일입니까. 혹사시키는 거지. 이 삼복더위에 뭐 하는 건지."

▶ 인터뷰 : B 씨 / 아파트 경비원
- "우리는 시키니까 하는 거지. 안 하면 혹시 나가라 할까 봐."

지병이 있던 경비원은, 이번 일로 병세가 악화돼 자진해서 일을 그만둬야 했습니다.

▶ 인터뷰 : C 씨 / 아파트 경비원
- "내가 원래 몸이 저혈압이라 땡볕에서는 농사일도 안 하거든요. 근데 여기서 계속 있다가는 큰일 나겠다 싶어서…."

아파트 측은 문제가 있지만 경비 절감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입장.

▶ 인터뷰 : 입주자대표회의 관계자
- "힘들면 일 안 해도 된다고 얘기했습니다. 업무도 아니고 도와주는 부분이 있지만 그건 아니라서…."

혹시나 해고당할까 봐, 싫은 일에 말 한 마디 하지 못하는 현실이, 고령의 경비원들을 고달프게 하고 있습니다.

MBN 뉴스 강진우입니다.

영상취재: 진은석 기자
영상편집: 박찬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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