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美 첨단 사이버전…"해저 속 잠수함서 이뤄졌다"
입력 2016-08-01 17:54 
사진= 미군


미국이 핵잠수함을 동원해 비밀리에 해외에서 해킹 등 사이버전을 수행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미 일간 워싱턴 포스트(WP)에 따르면 미 해군은 배수량 6천t의 로스앤젤레스급 핵 추진 공격형 잠수함 수척을 동원해 지중해, 홍해 등의 중동국가를 중심으로 해킹 등 사이버전 임무를 수행해왔습니다.

이 공작에 동원된 대표적인 잠수함이 아나폴리스(SSN-760)입니다.

WP는 안보 전문가들을 인용, 1992년에 실전 배치된 아나폴리스 함은 2014년 3월부터 9월까지 지중해, 홍해, 페르시아 걸프만 등 해역을 심해 항해하면서 대상국 컴퓨터 네트워크에 침투, 사이버전을 벌여왔다고 전했습니다.


정보·국가안보 분야 전문가인 애덤 와인스타인과 윌리엄 아킨은 미 해군이 일주일 평균 수백 차례 목표국가에 사이버 공작을 해왔으며, 이 가운데 상당수는 잠수함에 의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아나폴리스 함은 표면적으로는 적 잠수함을 추적해 격침하는 공격형 잠수함이지만, 실제로는 이런 임무를 수행하는 데 필요한 마크 48 ADCAP 어뢰나 다른 어떤 무기도 적재하지 않았습니다.

와인스타인과 아킨 등이 지난해 온라인 미디어 매체인 거커의 국가안보·정보 블로그에 공개한 바에 따르면 특히 2014년 3월 출항 직전에 아나폴리스 함은 디지털 기기에 익숙한 152명의 승조원이 편리하게 근무할 수 있도록 신형 화면을 배치하고 유저 인터페이스 환경으로 개조됐습니다.

또 이 잠수함에 설치된 '블라인드데이트'(Blind date) 시스템으로 해당 지역 인터넷망에 침투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두 사람은 "아나폴리스 함과 유사 임무에 동원된 다른 잠수함들은 새로운 사이버전의 '잠입자'(infiltrators)들로 적의 방어망 내부 가까이 침투해 교신 방해, 타인이메일 계정 탈취, 해킹 등의 임무를 수행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들은 또 "잠수함 꼭대기 마스트 부분에 설치된 안테나와 감시탑 위의 수집 시스템을 통해 이런 임무를 수행했으며, 일부 장비는 특정 표적을 위해 특수하게 제작된 첨단 장비였다"며 "이들 모두 미래전의 블랙박스 역할을 했다"고 말했습니다.

찰스 리처드 미 해군 수중작전부장은 잠수함 사용 영역을 사이버전뿐 아니라 무인기(드론)와 수중기동차량 운용 쪽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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