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현대차 내수판매 20% 줄어 ‘개소세 절벽’ 현실화
입력 2016-08-01 16:51 

지난 달 국산 자동차 5사 내수 판매실적이 10% 이상 줄어든 것으로 나타나면서 완성차 하반기 영업에 먹구름을 예고했다. 특히 국내 1위 업체인 현대자동차 내수 판매는 개소세 인하 종료에 7월 한 달 간 이어진 파업까지 겹쳐 무려 20%나 줄어들었다. 한국GM과 르노삼성은 말리부와 SM6 등 신차 효과를 바탕으로 간신히 성장세를 유지했지만 성장세는 둔화됐다.
개소세 인하 효과가 끝나면서 판매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은 됐지만 실제 결과는 예상보다 컸다.
현대자동차는 지난 달 내수 시장에서 4만7879대를 팔아 전년 동기(5만9957대)와 비교해 20.1% 역성장했다. 이는 올해 상반기 개소세 인하 효과를 업고 끌어왔던 상승세를 단박에 상쇄시키는 것이다. 1월부터 6월까지 현대차 누적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4.5% 늘어난 수준이었지만 7월까지 종합하면 상승률은 0.7%에 지나지 않는다.
대표 인기 차종들의 실적이 반토막 난 게 실적 하락의 주요 원인이다. 지난 달 7044대 팔렸던 그랜저는 이번 달 3450대 판매됐고, 싼타페, 투싼, 맥스크루즈 등 대표 레저차량(RV) 판매량도 전년 동월 1만4950대에서 이번 달 8618대로 추락했다. 현대자동차 관계자는 휴일 증가로 인한 근무일수 감소, 파업으로 인한 생산차질 영향으로 판매가 크게 위축됐다”고 설명했다.

기아자동차 내수 판매는 올해 초 출시된 신형 K7, 모하비, 소형 SUV 니로 등 신차 인기 행진에도 개소세 인하 조치 종료로 전년 동월(4만8202대)대비 8.7% 감소한 4만4007대를 기록했다. 특히 K3, K5 판매는 전년 동월 대비 50% 가까이 줄었다. 티볼리 효과로 승승장구하던 쌍용차 내수 판매 역시 8.1% 감소했다. 6월까지 50%가 넘는 성장률을 보였던 티볼리 브랜드는 이번 달 4409대가 팔려 전년 동월(4011대) 대비 9.9% 늘어나는 데 그쳤다.
김진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개별소비세 인하가 끝나는 7월의 자동차 판매량이 급감할 것으로 예상됐고, 감소폭도 예측과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라며 다만, 현재 감소폭이 9~10월까지 지속된다면 올해 상반기에 있었던 개소세 효과를 모두 깎아버릴 정도로 타격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GM과 르노삼성은 간신히 플러스 성장률을 기록했다. 다만 이는 올해 출시된 신차 말리부와 SM6의 기저효과로 성장세는 한풀 꺾인 상태다.
한국GM의 지난 달 내수판매는 전년 동월(1만2402대) 대비 15.8% 증가한 1만4360대로 회사 출범 이래 최대 7월 실적을 달성했다. 이로써, 한국GM의 올해 누적 판매 대수는 7개월만에 10만대를 넘어섰다. 이는 역대 최단 기간 기록이다.
경차 스파크는 지난 한달 간 5729대가 판매돼 전년 동월(2995대) 대비 91.3% 증가했다. 중형 세단 말리부는 신형 모델에 대한 고객 호응에 힘입어 지난 한달 간 4618대 판매돼 전년 동월(1695대) 대비 3배 가까이 증가했다. 다만, 한국GM 내수 판매량 역시 개소세 인하 마지막 달이었던 6월과 비교해서는 20.5% 줄어들어 결코 안심할 수 있는 상태는 아니다.
르노삼성자동차는 지난 달 국내 시장에서 7352대 판매돼 전년 동월(6700대)와 비교해 9.7% 증가했다. 이는 SM7을 제외한 기존 차량 전체 판매가 전년 동월 대비 각각 45~85% 떨어졌음에도 올해 출시된 SM6가 꾸준한 인기를 유지하며 4508대 팔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SM6의 올해 누적 판매량은 7월까지 3만1719대로 당초 목표치였던 연간 6만대 판매는 달성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현대자동차그룹 글로벌경영연구소는 상반기 개소세 인하 효과 영향으로 9% 성장했던 자동차 내수 시장이 하반기 소비 절벽으로 8.7% 감소할 것이라 예측한 바 있다. 글로벌경영연구소 관계자는 정부가 하반기 경기 활성화를 위해 추진하는 경유차 폐차지원정책을 통한 판매 순증 효과는 3만대에 그쳐 판매 하락세를 극복할 수 없을 것”이라며 전후방 연관 산업 효과가 큰 자동차 산업을 지지하기 위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박창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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