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비빔밥 푸드트럭·케이콘…CJ의 한류4.0
입력 2016-08-01 16:24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스테이플스센터에서 열린 CJ 케이콘 콘서트에서 1만2000여 명의 관람객들이 한국 아이돌 가수의 공연을 즐기고 있다. <사진 제공=CJ>

#1. 지난달 30일(이하 현지시간) 낮 미국 로스앤젤레스 도심에 자리 잡은 LA컨벤션센터 앞엔 푸드트럭 여러 대가 손님을 맞이하고 있었다. 눈에 띄는 건 CJ 비빔밥 매장 ‘비비고와 떡볶이 ‘공수간, 츄로스 전문점 ‘스트리트 츄러스 등 익숙한 한국 외식 브랜드였다. 한인 교민이 많은 LA라지만 이들 브랜드 푸드트럭 앞에 한국인은 찾아볼 수 없었고 대부분 현지 미국인들이었다. 제이미 샌더스 양(18)은 비비고에서 이번에 새로 나온 ‘비빔밥랩을 먹기 위해 아침부터 이곳을 찾았다”며 또르띠야(브리또 빵) 안에 불고기 비빔밥을 넣은 이 신메뉴 맛을 친구들에게 꼭 자랑할 것”이라고 말했다.
#2. 이날 오후 7시가 다다르자 LA컨벤션센터 옆 LA레이커스·클리퍼스 농구단 경기장으로 유명한 스테이플스센터 앞에는 무려 1만여 명의 현지인들이 끝도 보이지 않는 줄을 짓고 서있었다. 이곳에서 한국 아이돌 가수들의 공연이 예정돼 있었기 때문이다. 블락비, 샤이니를 비롯해 IOI, 여자친구 등 미국인에겐 다소 생소할 수 있는 한국 아이돌 그룹 콘서트였지만 줄을 선 현지인들은 이들 가수의 한국어 노랫말을 또렷이 따라부르며 입장을 기다리고 있었다.
CJ그룹이 지난달 29~31일 미국 LA에서 개최한 열번째 ‘케이콘(K-CON) 행사장들 모습이다. 지난 2012년 미국 어바인을 시작으로 LA와 뉴욕, 일본 도쿄, 아부다비, 프랑스 파리 등에서 열린 케이콘은 콘텐츠(Contents)와 콘서트(Concert), 컨벤션(Convention)을 한꺼번에 개최하는 CJ의 대표적 한류 행사. 올해는 아부다비와 도쿄, 파리, 뉴욕, LA에 이르기까지 7개월새 5차례나 열렸다. 지난 6월 뉴욕 행사에 모인 4만2000명에 이어 이번 LA에는 3일간 총 7만6000명이 운집해 역대 최다 방문객 기록을 갈아치웠다.
특히 이번 행사를 통해 CJ그룹은 외식뿐 아니라 방송과 영화를 비롯한 엔터테인먼트 등 ‘K컬처 사업 부문의 해외 매출 비중을 오는 2020년까지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으로 끌어올리기로 했다.김현준 CJ그룹 전략실 부사장은 지난 20년간 총 7조5000억원을 투자해 문화사업을 펼쳐온 CJ는 지난해 E&M과 CGV 등 K컬처사업 계열사 매출의 16%에 불과했던 해외 매출을 2020년까지 전체의 54%로 늘리겠다”고 말했다.

외식사업을 담당하는 CJ푸드빌도 최근 전략 발표를 통해 지난해 11%였던 해외 매출 비중을 2020년 52%로 늘리기로 했다. CJ 외식·문화 사업이 한꺼번에 외국 시장쪽으로 무게중심을 옮기는 셈이다.
무엇보다 CJ는 K컬처를 육성해 한류 4.0 전략도 펼치기로 했다. 김 부사장은 1990년대 드라마로 시작한 한류 1.0에 이어 2000년대 이후 케이팝(K-POP) 열풍으로 한류 2.0, 한국 영화와 케이뷰티(K-Beauty)로 한류 3.0 시대를 열었다면 이젠 먹고 마시며 즐기는 모든 한국식 라이프스타일을 세계 깊숙이 침투시키는 한류 4.0 전략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이재현 그룹 회장의 평소 철학도 전 세계인이 매년 한국 영화 두세편, 매달 한국 음식 두세번, 매주 한국 드라마 한두편을 경험하고 매일 케이팝 한두곡을 들으며 일상 생활에서 K컬처를 마음껏 즐기게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 그동안 중국, 동남아시아, 미국을 중심으로 콘텐츠 공급을 확대해온 CJ E&M은 아예 플랫폼까지 수출하기로 했다. 지난 6월 동남아시아 음악 방송 채널 ‘채널M을 ‘tvN아시아로 바꾼 CJ는 이 지역에 한국 영화만 제공하는 ‘tvN무비스를 올 하반기 신설한다. 특히 지난달 말에는 미국에 ‘케이콘TV라는 모바일 채널까지 만들어 E&M의 다양한 문화콘텐츠도 제공하고 있다. 이상길 CJ E&M 부사장은 케이콘 행사를 2020년부터 남미 등 한류 소외지역으로도 확대해 다양한 국가에서 매년 10회 이상 열어 총 40만명에 달하는 현지인들을 끌어모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CJ가 자체 개발한 오감체험형 극장인 4DX를 비롯해 와이드 다면상영관 스크린X 등을 해외 극장에 공급 중인 CGV는 2020년까지 12개국에서 총 1만개 스크린을 확보한다는 야심찬 전략을 밝혔다. 2006년 중국 상하이 1호점을 시작으로 글로벌 사업을 펼친 CGV는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미얀마 현지 극장을 인수하거나 위탁경영하며 해외 스크린 수를 폭발적으로 늘려왔다. 지난 4월에는 터키 최대 극장체인 마르스를 전격 인수하기도 했다.
이미 해외 극장 수(218개)가 국내(129개)를 크게 앞지른 상황인 CGV는 4DX관 공급 확대에도 주력한다. 현재 미국 리갈시네마에 4DX 3개관을 공급한 CGV는 2018년까지 리갈시네마 내 4DX 17개관을 추가 설치하는 계약도 최근 체결했다.
[로스앤젤레스 = 서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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