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WHO ‘트렌스젠더는 정신질환’ 삭제고심
입력 2016-08-01 15:49 

세계보건기구(WHO)가 2018년 발간할 새로운 국제질병분류(ICD) 개정판에서 ‘트렌스젠더의 성 정체성은 정신질환 문구를 삭제하는 안을 놓고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WHO는 세계 각국 간 사망 및 질병통계에 사용되는 ‘국제질병분류를 발간하고 있다. 정신질환을 포함한 모든 인간의 질병을 통계학적으로 분류해놓고 있다. WHO는 10년마다 새로운 개정판을 내놓는데 현재 사용하는 것은 1990년대 만들어진 ‘ICD-10이다.
WHO는 오는 2018년 11번째 국제질병분류인 ‘ICD-11 개정판을 준비하면서 트렌스젠더의 성 정체성 문제를 정신질환으로 분류한 기존 문구를 삭제하는 여러 제안들이 있어 이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ICD-11 개정판 작업에 참여한 멕시코국립자치대학교 심리학 조프리 리드 교수는 ‘정신질환은 정신적 고통과 기능장애를 유발해야한다”며 트렌스젠더의 성 정체성 문제는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리드 교수 연구팀은 2014년 멕시코시티에 거주하는 250명의 트렌스젠더들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트렌스젠더들이 어렸을 적과 트렌스젠더가 된 이후에 직장, 학교, 가족들로부터 어떤 반응이 있었는지를 조사했다.
트렌스젠더의 다수는 그들의 삶에서 차별로 인한 큰 고통을 받는 것으로 드러났다. 사회적인 배척과 폭력 등이 가해졌기 때문이다. 리드 교수는 정신질환은 ‘정신적 고통과 기능장애가 필수요소라고 정의하고 있는데 트렌스젠더들은 이런 문제를 겪고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역설했다. 트렌스젠더의 성 정체성 문제를 정신질환으로 볼 수 없다는 이야기다. 연구팀의 연구는 최근 세계적 학술지 랜싯의 자매지인 ‘랜싯 심리학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WHO가 ‘트렌스젠더의 성 정체성 문제는 정신질환이라는 문구를 삭제한다면 트렌스젠더에 대한 사회적 인식 개선과 더불어 트렌스젠더들이 더 나은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더이상 트렌스젠더를 정신이상 질환자로 분류하지 않기 때문이다.
최근 덴마크 정부는 내년까지 트렌스젠더가 정신질환이라는 정의를 보건부의 가이드라인에서 삭제하겠다고 공언하기도 했다.
[이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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