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수라바야·치앙마이·조호바루’ 지금 아시아에선 2선 도시가 뜬다
입력 2016-08-01 15:34 

#사례 1
지난달 13일 서울 시내 한 호텔에서 열린 태국 사업환경설명회장. 촉디 깨우쌩 태국투자청 부청장을 단장으로 한 투자유치단이 강조한 핵심 내용은 태국이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디지털 경제에 집중하고 있는만큼 한국기업들이 적극적으로 투자에 나서달라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투자유치단은 디지털 경제 핵심 도시로 치앙마이와 푸켓을 소개했다. 촉디 부청장은 태국은 아세안경제공동체 시대를 맞아 입지를 확고히 다지기 위해 디지털 경제 정책을 마련했다”며 치앙마이와 푸켓에 정보기술(IT) 클러스터 구축과 스마트시티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례 2
뚜레쥬르는 지난 5월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최대 경제국인 인도네시아 제 2도시 수라바야에 첫 점포를 열었다. 2011년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뚜레쥬르는 그동안 수도 자카르타를 중심으로 23개 점포를 운영해왔는데 수라바야 갤럭시몰점을 개설하면서 24개 점포를 보유하게 됐다. 뚜레쥬르는 인도네시아 진출 초기 자카르타에서만 점포를 개설해 오다 진출 2년만인 지난 2013년부터 자카르타 인근 위성도시인 브카시, 데폭 등지에 매장을 개설했다. 그리고 올들어 4월에 자바섬 서부 동쪽 끝에 있는 제 3도시 반둥에 진출하면서 자카르타와 수도권을 벗어난 지역에 처음으로 뚜레쥬르를 상륙시켰다.
아세안에서 소위 ‘2선 도시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방한하는 아세안 주요국 투자유치단이 수도권 지역보다는 ‘제 2도시를 알리는 데 집중하고 있고 아세안 시장 진출 한국 기업도 점차 수도권 중심에서 탈피, 다른 성장 지역을 적극 공략하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2선 도시란 몇년전부터 중국에서 사용하기 시작한 도시 분류 개념이다. 명확한 규정이나 기준이 있는 것은 중국에서는 각 도시 크기, 경제 규모 등을 기준으로 1,2선 도시를 분류하고 있다. 통상 1선 도시는 인구 1000만명 이상 혹은 소비 수준이 높은 성이나 도시를 의미한다. 2선 도시는 인구 500만~1000만명 혹은 경제가 비교적 발달된 중간급 도시를 지칭한다.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 선전 등 1선도시들이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이제는 우시, 닝보, 샤먼, 창사, 난닝 등 2선도시들이 중국 경제 성장을 이끌 것이라는 전망이 속속 나오고 있다. 실제로 미국, 유럽, 일본상공회의소가 회원기업들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글로벌 기업들의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2선도시에 투자를 집중시키고 있다.

중국처럼 아세안에서도 최근 2선 도시가 급성장하고 있다. 대부분이 신흥국으로 분류되는 아세안 주요 국가들은 그동안 수도권 중심으로 성장해왔지만 이제는 경제 집중도를 분산시키기 위해 ‘2선 도시 육성에 적극 나서고 있는데 따른 현상이다. 이와관련해 지난해말 아세안경제공동체 출범과 함께 신성장 시장으로 거듭난 아세안을 탐방하는 ‘아세안 원정대 시리즈를 창간 50주년 대기획으로 연중 보도하고 있는 매일경제는 시리즈 1부 ‘아세안에서 부(富)를 깨다, 2부 ‘아세안 히든 챔피언을 찾다에 이어 3부 ‘아세안 2선도시를 가다를 시작한다.
경제력 규모 그 자체만 놓고 보면 2선 도시가 1선 도시에 밀리지만 성장률 측면에선 2선 도시가 1선 도시를 능가하고 있다. KOTRA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는 국내총생산(GDP)의 20~25%를 차지하지만 2선 도시에 비해 경제성장률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 2002~2010년 대형도시(인구 500만~1000만명)와 중형도시(인구 200만~500만명) 연평균 경제성장률은 각각 6.7%, 6.4%로 조사됐다. 같은 기간 1200만명의 거대 인구를 자랑하는 자카르타(5.8%) 성장률보다 높은 수치다. 맥킨지 글로벌 인스티튜트도 보고서를 통해 향후 아세안 경제성장은 대도시보다 중소규모 도시 역할이 중요할 것으로 전망했다.
아세안 2선 도시 주요 특징은 정부가 해당지역 특성과 장점을 살리면서 여기에 미래 성장 산업을 접목시키고, 외국인 투자 유치를 위해 각종 인센티브를 마련하고 있다는 점이다. 태국은 대표적인 휴양·관광지인 치앙마이와 푸켓을 디지털 경제 거점 도시로 만들겠다는 비전을 내놓았다. 촉디 태국투자청 부청장 치앙마이와 푸켓은 정보기술(IT) 등 관련 인프라스트럭처가 잘 마련된 것은 물론 태국의 대표적인 관광·휴양지로서 외국인들에게도 널리 알려진 지역”이라며 디지털 경제를 발전시키기 위해선 선진 외국기업들을 끌어들이는 것이 중요한데 치앙마이와 푸켓은 그런 측면에서 외국 인력들이 거주하기 좋은 환경을 갖췄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이 지역에 투자하는 외국 기업들에겐 최대 법인세 8년 면제, 100% 투자 허용 등 다양한 인센티브가 제공된다”고 설명했다.신혼 여행지, 여름 휴가철 여행지로 인기를 끌고 있는 푸켓의 경우, 연간 관광객수(2014년 기준)는 1185만명에 달하는 데 이중 외국 관광객이 70%를 차지할 정도로 외국인들에게 인기가 높다. 그만큼 외국인 투자 유치에 유리한 환경이 이미 조성돼 있어 디지털 허브 구축 거점으로 삼았다는 설명이다.
아세안 최대 경제국 인도네시아의 경우, 최근 중부·동부 자바 지역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맘 수유디 인도네시아 투자조정청 서울사무소장은 수도 자카르타를 벗어난 지역 개발에 집중하기 위해 중부·동부 자바 지역 투자 유치에 공을 들이고 있다”며 이들 지역은 경제성장 속도가 매우 빠르고 특히 동부 자바에는 인도네시아에서 가장 큰 산업단지가 조성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관련 동부 자바 지역의 핵심 도시는 인도네시아 제 2도시 수라바야다. 수도 자카르타가 자바 서쪽 중심이라면 수라바야는 동쪽으로 경제·교육 등의 중심지 역할을 하는 도시다.
나집 라작 말레이시아 총리는 현지언론과 국가 발전 전략에 대해 인터뷰하면서 정부의 개발계획과 민간의 호응이 잘 어우러지고 있어 조호바루 미래는 아주 밝다”며 조호바루가 말레이시아 경제성장을 책임질 핵심동력이 될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밝혔다. 수도 쿠알라룸푸르에 이어 제 2도시인 조호바루는 말레이시아 반도 최남단에 위치해 싱가포르와 맞닿아 있어 지리적 강점도 돋보이는 곳이다. 2선도시는 미래 소비 시장의 주축이 될 것으로 기대되는만큼 이미 아세안 시장에 진출한 기업들이나 투자를 고려하고 있는 기업들로선 이같은 2선도시 성장 흐름을 잘 파악하는게 필요하다. 이를 통해 정부 인센티브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미래 성장 잠재력이 높은 지역에 진출할 수 있는 기회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문기봉 아세안비즈니스센터장은 아세안 1선 도시는 내로라하는 다국적 기업들이 대거 진출해 경쟁이 너무 치열한 상황”이라며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떨어지는 한국 중소기업들로선 아세안에 진출할 때 1선도시보다 2선도시가 유리하다”고 말했다.
[장용승 아시아순회특파원 / 문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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