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뇌 질환 있던 해운대 교통사고 운전자…"운전면허 취득 통제해야"
입력 2016-08-01 11:17 
해운대 교통사고 / 사진= MBN


부산 해운대에서 17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외제차 광란의 질주' 사건을 보면 풀리지 않는 의문이 있습니다.

차량 통행량이 많고 피서 인파까지 몰리는 주말 오후 해운대 도심에서 왜 가해 운전자가 100㎞ 이상의 속력으로 광란의 질주를 했느냐는 것입니다.

사고가 발생한 해운대구 좌동 해운대문화회관 교차로 주변 도로는 최고속력이 시속 60㎞로 제한된 곳입니다.

가해 차량을 운전한 푸조 승용차 운전자 김모(53)씨는 대천공원에서 미포 방향으로 달리면서 제한속력 이상으로 달렸습니다.


경찰이 사고현장을 조사해보니 급브레이크를 밟을 때 나타나는 스키드마크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블랙박스 영상으로 볼 때 가해 차량은 최소한 100∼120㎞ 속력으로 질주했고 브레이크도 밟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사고상황을 봤을 때 가해 운전자는 운전을 하기에 정상적인 신체 상황이 아니라는 것을 추정할 수 있습니다.

운전자인 김씨는 사고 당시 전혀 기억나지 않고 정신을 차려보니 병원이었다고 경찰에 진술하고 있는 점도 이를 뒷받침합니다.

경찰이 김씨의 혈액과 소변을 채취해 검사한 결과 음주와 마약 혐의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단순음주 운전 2건 이외에 김씨에게 사고 경력은 없었습니다.

그러나 김씨는 여러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10년 전부터 당뇨병을 앓아 왔고 지난해 병원에서 심장이 좁아 확장하는 시술을 받았습니다.

저혈당 쇼크로 인해 사고 직전 의식을 잃은 경우를 가정해볼 수도 있으나 경찰이 주목하는 것은 김씨의 뇌 질환입니다.

김씨는 순간적으로 정신을 잃는 뇌 질환을 앓고 있으며 울산에 있는 모 병원에서 처방전을 받아 약을 복용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경찰에 따르면 사고 당일 약을 먹지 않았다고 출동한 경찰관에게 진술했다고 합니다.

김씨는 2013년부터 2014년까지 3차례나 자체 피해 교통사고를 냈습니다.

인명피해가 발생하지 않아 경찰 사고기록에는 없는 사고지만, 김씨가 운전을 하면서 보행로를 타고 올라가는 등 비정상적인 사고가 있었다는 점이 경찰이 뇌 질환을 주목하는 이유입니다.

이때도 뇌 질환에 의해 교통사고가 났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입니다.

김씨의 정확한 병명은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경찰은 발작을 유발하는 뇌전증일 가능성에 대해서도 조사를 하고 있습니다.

뇌전증은 순간적으로 흥분하고 발작증세를 보이는 질환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경찰은 김씨가 치료를 받는 병원으로부터 관련 기록을 넘겨받을 계획이며 김씨가 복용한 약물도 분석하고 있습니다.

해운대백병원 신경외과 관계자는 "뇌전증은 정기적으로 약을 먹지 않으면 순간적으로 발작하는 질환이기 때문에 운전면허 취득을 엄격하게 통제돼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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