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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번의 우천 중단도 못 식힌 문학 난타
입력 2016-07-29 23:17 
29일 문학 KIA-SK전은 처음부터 끝까지 손에 땀을 쥐는 난타전이었다. 사진(인천)=김재현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인천) 이상철 기자] 4위 SK와 6위 KIA는 절묘한 타이밍에 격돌했다. SK가 대전에서 이틀 연속 대량 실점(총 20점)하며 연패한 반면, KIA는 kt와 광주 3연전을 싹쓸이 했다.
어느새 두 팀의 간극은 2.5경기차. 이번 인천 대결 결과에 따라 순위가 뒤바뀔 수 있다. 더욱이 5위 롯데(SK와 1.5경기차-KIA와 1경기차)와도 맞물리면서 중위권 혼전이 펼쳐질 여지가 있다.
김용희 SK 감독은 의미 없는 경기가 어디 있나”라며 144경기 중 1경기뿐이라고 했다. 역설적으로 의미 있는 1경기라는 이야기다. 3연전의 첫 판을 누가 가져가느냐는 3일간 인천 혈투에서 꽤 중요했다.
SK와 KIA는 유망한 투수를 맨 앞에 세웠다. 잘 하라”라고 격려했으나 투수전을 예상한 이는 거의 없었다. 프로 데뷔 첫 선발 등판하는 김주한(SK)과 프로 통산 1승의 임기준(KIA), 불안 요소가 많았다. 두 팀은 선발투수에게 최소 실점보다 최다 이닝을 기대했다.
그러나 우려가 현실이 됐다. 난타전이었다. 두 팀 타선은 초반부터 뜨겁게 달아올랐다. 젊은 두 투수는 평형감각이 부족했다. 흔들리는 마운드 위에서 버티지 못했다. 임기준(1⅓이닝 2실점)은 2회, 김주한(2⅔이닝 6실점)은 3회 강판했다.
사실 가장 자신 있는 무기는 방망이였다. KIA는 kt와 3연전에서 화끈한 공격 끝에 30점을 뽑았다. SK도 전날 한화의 필승조를 모두 호출하는 등 끈질기게 괴롭혔다. 두 팀 감독은 최근 팀 타격감이 좋다고 입을 모았다.
그 자신감 대로였다. 대포도 펑펑 쐈다. 3회까지 홈런 3개가 터졌다. 4점차도 여유를 부리기 어려웠다. SK는 2-6으로 뒤진 3회 안타 3개와 볼넷 2개를 묶어 3점을 뽑으며 바짝 쫓았다. 그리고 4회 연속 2루타로 6-6 동점을 만들었다. 두 팀 투수는 혼이 단단히 났다.

KIA의 공격, 또 SK의 공격. 공방이 쉴 새 없이 펼쳐졌다. 자연스레 경기 진행 속도도 꽤 느렸다. 7분간의 우천 중단이 있었지만, 오후 9시가 넘도록 5회가 끝나지 않았다.
초반부터 기 싸움이 팽팽했다. 뜨거운 열기는 좀처럼 식지 않았다. 중반 이후부터는 집중력 싸움이었다. 먼저 치고 나간 건 KIA였다.
KIA는 5회 2사 이후 3점을 땄다. KIA의 선발 출전 선수 중 가장 타율이 낮았던(0.273) 강한울이 3회 2타점 적시타에 이어 5회 2사 1,3루서 장타를 날렸다. SK는 좌익수 이명기의 뼈아픈 실책까지 이어졌다. 여기에 이홍구가 7회 선발 전원 안타(KIA 시즌 2호)를 알리는 솔로 홈런을 쏘아 올릴 때만 해도 KIA로 무게가 쏠렸다.
하지만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경기였다. KIA가 앞서가면 SK가 뒤쫓는 양상이었다. 4위를 지키려는 SK의 반격은 만만치 않았다. 8회 이명기의 2점 홈런이 터진 것. 스코어는 2점차가 됐고, KIA는 임창용까지 내보내야 했다. 9회도 아닌 8회에. 그런데 임창용마저 진땀을 뺐다. 아웃카운트 1개와 피안타 2개를 맞바꿔야 했다.
경기는 쉽게 끝나지 않았다. 후반 들어 두 차례나 더 우천 중단이 됐다. 그 가운데 SK는 9회 채병용, 박희수까지 호출했다. 총력전이었다. 반드시 뒤집겠다는 각오였다.
29일 문학 KIA-SK전은 처음부터 끝까지 손에 땀을 쥐는 난타전이었다. 사진(인천)=김재현 기자
그러나 이날 무대는 끝까지 주연은 야수였다. KIA는 9회 만루 찬스서 노수광의 밀어내기 볼넷, 필의 희생타, 나지완의 적시타로 4득점, SK가 어렵게 살린 희망의 꽃을 꺾었다.
안타 33개와 4사구 13개를 주고받은 난타전. 마지막까지 힘을 잃지 앓은 KIA가 4연승을 내달리면서 롯데와 공동 5위로 점프했다. SK는 3연패와 함께 5할 승률이 붕괴(47승 48패)됐다. KIA와 1.5경기차로 4위 자리를 위협 받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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