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단독] 롯데그룹 ‘금고지기’ 고바야시 사임…檢 수사 피하려?
입력 2016-07-29 15:12  | 수정 2016-07-29 17:57
고바야시 마사모토 롯데캐피탈 사장 <사진=롯데캐피탈 홈페이지>

롯데그룹의 ‘금고지기 로 알려진 고바야시 마사모토(小林正元·66) 롯데캐피탈 사장이 돌연 사임했다. 롯데그룹에 대한 검찰수사에 가속도가 붙고 있는 상황에서 갑작스레 사임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다만 일본 롯데홀딩스의 최고재무책임자(CFO)직은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9일 금융권과 재계 관계자에 따르면 롯데그룹의 ‘금고지기로 검찰의 수사선상에 있는 고바야시 사장이 사장직에서 물러났다. 고바야시 사장은 한·일 롯데를 아우르는 롯데그룹의 지주사인 일본 롯데홀딩스의 CFO직을 겸하고 있으며, 일본 종업원 지주회를 움직이는 막후 실력자로 꼽힌다.
고바야시 사장은 일본 히토쓰바시 대학 법학부를 나와 산와은행, UFJ은행을 거친 정통 일본 금융인이다. 2003년 신동빈 롯데 회장에게 발탁해 한국 롯데캐피탈 상무 자리에 올랐으며, 2004년 롯데캐피탈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롯데그룹 국내 계열사 가운데서는 유일한 일본인 최고경영자(CEO)로 12년간 롯데캐피탈 대표를 맡아왔다.
고바야시 사장은 신동빈 회장과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의 경영권 다툼 과정에서 ‘배후 인물로 주목을 받아왔다.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은 신동빈과 쓰쿠다(일본 롯데홀딩스 사장), 고바야시가 힘을 합쳐 나를 자르고, 아버지(신격호 총괄회장)를 쳐냈다”고 말했던 바 있다. 이후 롯데그룹 비자금에 대한 검찰 수사가 시작된 이후에는 고바야시 사장과 롯데캐피탈이 한·일 롯데 비자금 조성의 핵심창구일 수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또 한차례 주목을 끌었다.

고바야시 사장의 사임은 검찰수사가 절정에 달하는 상황에서 나온 것이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고바야시 사장이 검찰수사를 피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한국 롯데캐피탈 사장직에서 물러났다는 관측도 나온다. 고바야시 사장은 검찰수사가 본격화된 지난 6월 이후 일본으로 건너가 현재 일본에서 체류하고 있다. 한국에 들어오게 되면 검찰소환이 불가피하기에 스스로 사장직을 내려놓았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국적 논란을 겪은 롯데그룹이 한일간 연결고리를 해소하기 위한 차원에서 고바야시 사장의 사임을 권했을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고바야시 사장은 일본 롯데홀딩스의 CFO직은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말했다.
[최승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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