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美 연구팀 “먼 우주에 나가면 심혈관 질환 위험↑”
입력 2016-07-29 15:00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아폴로 프로그램에 참가한 우주인 중 심우주(deep space·지구와 달 사이 거리보다 지구로부터 더 멀리 떨어진 우주)를 경험한 우주인의 상당수가 심혈관계 질환을 앓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심우주 방사선이 사람에 끼치는 영향을 최초로 조사한 이번 연구는 학계로부터 많은 관심을 끌 것으로 보인다.
28일(현지시간) 미국 언론에 따르면 마이클 델프 플로리다주립대 인체과학 학부장 연구팀은 심혈관 질환과 심우주 방사선 노출 사이 상관관계를 조사한 보고서를 이날 과학잡지 네이처를 통해 발표했다.
델프 교수 연구팀은 달에 다녀온 우주인이 우주선 밖으로 나가지 않은 우주인보다 심장병으로 사망할 확률이 5배 가깝게 높다는 것을 밝혀냈다. 지구에서 가까운 저궤도(LEO) 안에서 활동한 우주인과 비교해도 달에 다녀온 우주인은 심장병을 얻을 우려가 4배 높았다.
NASA는 1961∼1972년 아폴로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1968~1972년 11차례 유인 우주선을 우주에 보냈고, 이 중 9번은 지구궤도 바깥에서 심우주 탐사를 벌였다. 6번은 달에 착륙해 달 표면을 탐사했다. 달 표면을 밟은 우주인은 닐 암스트롱, 에드윈 버즈 올드린 등 모두 12명이다.

지금까지 지구 자기권을 벗어나 심우주를 경험한 사람은 아폴로 계획에 따라 달 탐사를 나선 사람이 전부다. 지구 자기권은 방사선을 내포한 고속입자, 태양 입자의 지구 진입을 막는 보호막 역할을 한다.
연구팀은 심우주에 다녀온 뒤 사망한 우주인들을 조사했다. 이 조사 결과 사망한 우주인 7명 중 3명은 심혈관 질환으로 죽었다. 나머지 2명은 암, 1명은 사고로 사망했다. 나머지 1명의 사인을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실험용 쥐를 심우주를 다녀온 우주인이 겪었던 것과 비슷한 방사선 환경에 두는 실험도 했다. 쥐에게 인간의 20년과 같은 시간인 6개월동안 심우주 방사선 환경에 노출시킨 뒤 이 쥐들에게서 동맥경화 현상이 생긴 것을 발견했다. 이는 죽상(혈관이 뻣뻣해지면서 좁아지는) 경화성 심장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델프 교수는 쥐 실혐 결과는 심우주 방사선이 혈관 건강에 해롭다는 사실을 알려준다”며 우리는 그동안 심우주 방사선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과소평가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NASA는 이번 연구로 은하 우주선이 아폴로 우주인 심혈관 건강에 영향을 줬다고 결론지을 수 없다”며 표본 수가 적었고, 우주인 개개인의 유전·식습관 등 생활양식 요소는 계량화될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선을 그었다.
[디지털뉴스국 한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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