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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부조작’ 무분별 의심은 금물, 신중하게 조사중
입력 2016-07-29 13:40  | 수정 2016-07-29 15:22
29일 경기 의정부 경기북부경찰청. 사진(의정부)=안준철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의정부) 안준철 기자] '카더라 통신'만으로 수사를 하진 않는다.”
29일 경기도 의정부에 위치한 경기북부지방경찰청(이하 북부경찰청) 사이버수사팀은 차분했지만, 분주해보였다. 바로 이곳이 최근 프로야구 승부조작사건을 수사하는 총본산이다.
북부경찰청 사이버수사팀은 지난 25일 KIA 타이거즈 좌투수 유창식(24)을 소환해 승부조작(국민체육진흥법 위반) 혐의를 지난해 4월 2경기에 걸쳐 고의적으로 볼넷을 내주면서 그 대가로 100만원과 200만원 등 총 300만원을 받았다고 진술했다. 애초 지난 23일 구단에 1경기 500만원이라고 자진 신고했던 것과 달랐다. 또 28일에는 유창식 건의 브로커로 알려진 김모씨를 소환해 유창식의 승부조작사건을 집중 추궁해 시인을 받았다. 김 씨는 유년시절까지 야구를 했고, 동생이 현직 프로야구선수로 유창식과 4년간 한 팀에서 뛰었다.
또 이와 별건으로 국가대표 출신 A투수에 대한 승부조작 혐의를 포착하고 곧 소환하리라는 소식이 전해졌다. 하지만 이날 'MK스포츠'와 만난 박민순 사이버수사팀장은 아직 수사 중이라서 소환일시 등 자세한 얘기는 할 수 없다”고 말했다.
북부경찰청 사이버수사팀은 최근 스포츠계의 굵직굵직한 불법도박과 승부조작사건을 처리해왔다. 대표적인 게 지난해 유도선수 14명, 레슬링 1명을 시작으로 전·현직 프로농구선수 16명이 연루된 것으로 밝혀진 불법도박사건이다. 당시 김선형, 김현민, 김현수, 오세근, 유병훈, 장재석, 함준후 등 스타선수들이 엮어있어 큰 충격을 줬다.
또 프로농구 B선수의 에어볼(링에 정확히 맞지 않는 불완전한 슛) 승부조작 사건을 처음으로 밝혀낸 곳도 북부경찰청 사이버수사팀이다. 골인시킬 능력이 충분함에도 골포스트나 링에다 슛을 던져 노골시켜 교묘히 승부조작한 것이다.
올 초에는 국가대표가 포함된 쇼트트랙 선수와 코치 등 22명을 불법도박혐의로 적발했다. 정보와 수사 노하우면에서 북부경찰청 사이버수사팀을 따라갈 수 없다.

그래서 보안유지가 최우선으로 신경 써야 할 사안이다. 최근 프로야구 승부조작과 관련해 여러 선수가 연루됐다는 등의 소문이 돌면서 흉흉한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또 무분별한 제보와 보도로 인해 수사에 차질이 빚어지는 경우도 있다. 자칫 관련이 없는 선수의 이름이 무책임하게 거론되면서, 결백한 선수와 구단, 팬들에게 고통을 보태기도 한다.
박 팀장은 사소한 제보와 첩보가 수사의 단초를 제공하기도 하지만, 인터넷 공간에서 카더라식으로 근거없이 확대 재생산 되는 소문은 분명히 경계해야 한다”며 승부조작은 혐의를 밝혀내기 어려운 범죄다. 차분한 분위기 속에 수사가 진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야구계도 승부조작으로 분위기가 뒤숭숭할 것이다. 빨리 털고 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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