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동생에도 시큰둥한 박세웅, 최대 관심사는 ‘삼진’
입력 2016-07-29 13:00 
롯데 자이언츠 투수 박세웅에게 요즘 낙은 삼진이다. 그는 많은 안경을 선물하게 될 날을 그리고 있다. 사진=MK스포츠 DB
[매경닷컴 MK스포츠 강윤지 기자] 박세웅(롯데)의 이름은 최근 친동생 박세진(kt)이 1군 선발 데뷔전을 치르면서 또 한 번 대대적으로 거론됐다. 지난 27일 형 박세웅은 잠실 LG전에, 동생 박세진은 광주 KIA전에 선발 등판했다. ‘형제 2호 동반 선발 등판으로 많은 관심을 모았다.
두 사람 모두 결과를 보상 받지 못한 등판이었다. 박세웅은 6⅓이닝 5실점(3자책)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더 아쉬울 법한 건 박세진 쪽이다. 박세진은 5이닝을 무실점으로 막고 승리요건을 갖췄으나, 계투진서 승리를 날리며 데뷔 첫 승 기회를 허무하게 놓쳤다. 그러나 박세웅은 동생 일에도 객관적인 형이다. 그는 5이닝밖에 못 던지지 않았나. 5이닝 던져놓고 승리투수 한다는 건 욕심이다”는 반응이다.
‘경상도 사나이 박세웅은 동생 이야기에 시큰둥하다. 동생이 등판한 경기도 보지 않았고 연락도 하지 않는다. ‘박세진의 형으로 화제가 되니, 괜히 프로엔 와가지고. 대학교에 보냈어야 됐는데... 딱히 닮지도 않았으니 형제라는 걸 안 알렸어야 했다”고 농담을 툭 내뱉는다.
형제가 같은 날 선발 등판한 것도 최초가 아니니 의미를 둘 필요가 없단다. 다행히 형제의 한 경기 선발 맞대결 최초 기록은 아직 남아있다. 잠시 상상을 해도 맞대결 하면 내가 이길 것 같다”는 자신감이 크다. 2년 더 먼저 더 많은 것을 경험했으니, 박세웅에게도 ‘짬에서 나오는 바이브는 있을 터다.
동생 이야기에는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지만, ‘삼진에는 할 말이 많은 모양이다. 박세웅은 올 시즌 17경기 91이닝을 던져 96개의 삼진을 잡아냈다. 이 부문 5위, 국내 선수 한정 1위다. 10위 내 선수 중 유일하게 100이닝을 아직 채우지 못했다. 이닝 당 삼진 비율이 좋다(경기 당 탈삼진 9.49, 1위)고 해석할 수 있지만, 박세웅은 이닝 소화가 부족했다”며 오히려 아쉬워한다. 길지 않은 프로생활 동안 터득한 최고 가치가 ‘이닝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마냥 아쉬움만 갖는 건 아니다. 지난해(114이닝 82탈삼진)에 비해 부쩍 성장한 모습이 기록에도 나타나고 있는 건 반갑다. 박세웅은 따로 삼진 잡으려는 의식은 하지 않는데 작년보다 개수가 늘었다”고 말했다. 또 삼진 잡는 재미가 있다”고도 한다. 안경 때문이다.

박세웅의 삼진은 단순한 삼진이 아니다. 박세웅은 지난 6월 30일 삼진 하나 당 안경교환권 3개를 적립하는 협약을 맺었다. 안경은 그의 트레이드마크다. 시력은 1.0으로 좋은 편이지만 난시 때문에 항상 안경을 착용하고 있다.
그가 차곡차곡 쌓고 있는 삼진은 시즌 종료 후 저소득층 자녀들에게 희망이 되어 돌아갈 예정이다. 자신보다 시력이 좋지 않은 학생들에게 ‘밝은 세상을 선물할 수 있다. 박세웅은 안경이라도 많이 주려고 한다”고 웃었다.
[chqkqk@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