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국내외 경기 불안 속 쉬어가는 대형 오피스 시장
입력 2016-07-29 10:58 

브렉시트로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변동성의 폭이 확대된 가운데 올해 2분기 대형 오피스 시장은 다소 위축된 양상을 보였다.
29일 글로벌 부동산 컨설팅사인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 코리아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4~6월 국내 오피스 시장에서는 6개의 오피스가 매매된 것으로 집계됐다. 협상자가 선정됐음에도 불구하고 매매를 위한 자금 유치가 지연되면서 거래가 주춤한 결과 거래 총액(총 6398 억원)은 지난 분기 대비 40%이상 하락했다.
2분기 시장의 특징은 기업들이 재무유동성 확보 등의 이유로 사옥을 매각하면서 거래가 이뤄졌다는 점이다. 참존과 아우디 매장·사옥으로 쓰이던 ‘참존대치사옥은 참존의 재무구조 효율화를 위해 600억 여원에 팔려 다른 주인을 찾았다. 작년부터 매각을 진행 중이던 청담동 소재 하이트 진로사옥도 390억에 팔렸다.
3분기에도 장기간 불경기에 대비하려는 기업들이 재무 건전성과 유동성 확보를 위해 사옥을 매각하는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바뀐 회계기준에 따르면 자본금 확충 필요성이 더욱 커진 보험사들이 적극적으로 빌딩을 시장에 내놓고 있다. 오는 2020년에는 국내 보험사에도 보험사의 부채를 원가에서 시가(공정 가치)로 평가하는 것을 주된 내용으로 하는 ‘국제회계기준(IFRS4) 2단계가 도입될 예정이다. 이에 따르면 과거 수익으로 잡혔던 자산이 부채 항목에 포함되면서 부채가 늘어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보니 보험사들이 미리 대응에 나선 것이다.

국내에서 가장 큰 보험사인 삼성생명은 이미 자본확충을 위해 올 초 부영그룹에 삼성생명 본사를 매각한 바 있다. 삼성화재 역시 강남 테헤란로 역삼빌딩의 보유 지분 50%를 KB부동산신탁에 팔았고 현재 나머지 건물 지분 50%는 국세청이 소유하고 있다. 이어 삼성 그룹 계열사가 소유한 삼성 태평로 빌딩과 삼성 서초타워도 매매 시장에 나와있는 상황이다.
삼성SRA 자산운용은 삼성파이낸스빌딩·HSBC빌딩과 프라임타워 오피스 빌딩 3동을 하나의 포트폴리오로 구성해 매각을 진행 중이다. 우선 협상 대상자로는 페블스톤이 선정된 상황이고 총 매각가는 4500억 여원 규모로 예상된다. 업계에 따르면 페블스톤은 해외 투자자를 유치해 자금 조성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수요 측면에서 볼 때 국내 기관 투자자들은 ‘공실률로 인한 운영수익률 악화를 이유로 투자 결정에 신중한 반면 해외 투자자들은 오히려 한국에서 투자 규모를 늘릴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미국 사모펀드 운용사인 블랙스톤이다. 블랙스톤은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서울 강남구 역삼동 소재 ‘캐피탈타워의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서 협상을 진행 중이다. 최종 거래가 이뤄지는 경우 이 건물은 블랙스톤이 한국 시장에서는 처음으로 사들인 빌딩이 된다. 추정 건물 매각가는 4700억 여원 선이다.
이 외에도 블랙스톤은 글로벌 대체투자회사인 브룩필드와 중국투자공사(CIC)와 손잡고 컨소시엄을 구성해 여의도의 랜드마크 건물 IFC의 매입을 검토 중이다. IFC의 또다른 유력 매입 후보로는 미국계 자산운용사인 인베스코가 물망에 올라있다.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 코리아 관계자는 브렉시트 등의 여파로 보수적인 투자 성향이 대세를 이루면서 시장이 일시적으로 위축됐지만 현재 시장에 나와있는 매물 규모와 해외 투자자들의 움직임 등을 고려해보면 하반기 시장 거래 규모는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인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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