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도넛에 묻은 설탕이 마약? 60대男 '억울한 옥살이'
입력 2016-07-29 08:30 
사진=연합뉴스
도넛에 묻은 설탕이 마약? 60대男 '억울한 옥살이'



도넛에 묻은 설탕 탓에 마약 소지죄로 억울하게 옥살이한 미국 60대 남성이 시(市)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예정입니다.

28일(현지시간) 미국 언론에 따르면, 대니얼 러싱(64)은 지난해 12월 11일 미국 플로리다 주 올랜도 시에서 일을 마친 친구를 태우려고 한 편의점 주차장에 차를 댔다가 황당한 일을 겪었습니다.

정지 신호 위반 및 과속으로 차를 세우게 한 경관이 자신의 차량 내부를 조사하다가 '특별한 물건'을 발견했다며 느닷없이 마약 단속으로 방향을 튼 탓입니다.

당시 러싱을 조사한 여성 경관 셸비 릭스 홉킨스는 "운전석 밑에서 암석과 같은 물건을 발견했다"면서 "경찰로 훈련받고 경험을 쌓은 지난 11년간의 내 이력으로 볼 때 이것은 아마도 마약의 일부분일 것으로 생각했다"고 보고서에 적었습니다.


마약으로 단정 지은 릭스 홉킨스 경관은 러싱에게 차량 수색을 해도 되겠느냐고 물었고, 숨길 게 없던 러싱은 이에 동의했습니다.

다른 경관과 차 내부를 샅샅이 뒤진 홉킨스 경관은 3개의 수상한 물질을 발견하고 러싱을 추궁했습니다.

러싱은 일간지 올랜도 센티널과의 인터뷰에서 "먹다 남은 도넛에서 나온 흰 가루라고 계속 말했지만, 경관들은 처음에는 코카인의 일부로 보더니 나중엔 필로폰으로 불리는 메스암페타민 가루라고 하더라"라고 떠올렸습니다.

릭스 홉킨스 경관도 보고서에 "러싱은 먹던 도넛에 묻은 설탕이라고 말했다"고 쓰긴 했으나 이 말을 곧이 믿진 않았습니다.

그는 곧바로 두 차례 즉석 약물 테스트를 거쳐 메스암페타민 양성반응이 나왔다며 마약 소지죄로 러싱에게 수갑을 채웠습니다.

유치장에 갇혀 알몸수색까지 받은 러싱은 보석금 2천500달러를 내고 10시간 만에 풀려났습니다.

몇 주 후 플로리다 수사국의 실험 결과가 나오자 반전이 펼쳐졌습니다.

러싱의 차를 정밀 수색한 실험실 관계자는 이 물질이 불법 약물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물질의 정체는 알 수 없지만, 불법 약물은 아니라는 결과였습니다.

그로부터 3일 후 플로리다 주 검찰도 러싱에 대한 기소를 포기했습니다.

결국 마약과 아무 관련도 없이 체포된 러싱은 최근 변호사를 고용하고 올랜도 시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준비 중입니다.

올랜도 경찰서는 릭스 홉킨스 경관이 시행한 두 차례 간이 약물 실험이 왜 잘못됐는지에 대해 입을 닫았습니다.

뉴욕 타임스는 7일 자 기사에서 플로리다 주 수사국의 자료를 살폈더니 경찰이 2달러짜리 간이 테스트 기계를 통해 메스암페타민이라고 확인한 물질 중 21%가 실제론 메스암페타민이 아니었다고 소개했습니다.

아울러 해당 테스트 키트에서 양성반응을 보인 물질의 절반가량은 불법 약물과 거리가 멀었다며 약물 검사 기기의 신뢰도에 큰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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