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글로벌 레이더 런던] 브렉시트에도 유로존 회복세 견고
입력 2016-07-27 17:45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투표 결과 시장 변동성은 예상 밖으로 높아졌다. 향후 수년간 영국 경제성장률은 하락하고 물가상승률은 치솟는 등 불확실성의 그림자는 짙어질 것이다. 그러나 파운드화 가치 급락 등 단기 시장 반응을 넘어서 전 세계로 시야를 확대하면 글로벌 경제 환경에는 큰 변화가 없다.
유로존 회복세는 예상보다 강하고 중국 금융 불안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될 것이라는 우려는 더 이상 불거지지 않았다. 다만 각국 중앙은행 통화정책의 한계, 선진국 경제 생산성 부진 등에 대한 우려와 미국 경제 회복세가 지속될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은 여전하다.
이런 상황에서 투자자들은 선진국 주식 수익률에 대한 기대치를 낮추고 대체 자산군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올해 들어 선진 시장에서 장기 채권 수익률은 다시 한 번 주식 수익률을 웃돌았다. 위험자산에 강하게 베팅했던 투자자들은 실망했지만 주식과 채권을 섞어 혼합형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던 투자자들은 수익을 방어할 수 있었다. 선진국 주식과 장기 국채 비중을 각각 50%씩 편입한 포트폴리오의 상반기 수익률은 4%가 넘는다. 같은 포트폴리오를 2015년에 투자했다면 간신히 손실을 면하는 수준이었다.

올해 글로벌 주식시장에 영향을 미친 이벤트가 워낙 많았기 때문에 브라질·영국·미국처럼 경기 사이클상 전혀 다른 단계에 놓여 있는 증시가 공통적으로 좋은 성과를 낸 것도 놀랍지 않다.
러시아와 브라질 경제는 바닥을 치고 반등하고 있는 데다 밸류에이션 면에서도 매우 매력적이다. 지난 2월 중순 이머징시장이 저점을 찍었을 때 이머징 자산 전체 주가순자산비율(PBR)은 1.5배로 1990년대 도달했던 역사적 저점에 가까웠다. 러시아의 PBR는 배당 수익률보다 현격히 낮은 0.63배였다. 이후 러시아 증시는 달러 하락과 유가 상승으로 인해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파운드화 가치 하락은 해외 실적 의존도가 높은 기업들이 주로 편입되어 있는 FTSE100지수를 끌어올렸다. 다만 달러 기준 FTSE100지수 성과는 그에 미치지 못했다.
2015년은 일본과 유로 증시가 최고 성과를 기록했지만 올해 들어 달라졌다. 특히 일본은 엔화 강세 및 '아베노믹스 약효가 다 했다'는 인식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올 상반기 투자자금은 이 두 지역에서 빠져나왔다. 반면 이머징시장의 자금 유출세는 둔화했다.
유럽 증시의 경우 2015년에는 에너지 기업 손실, 최근에는 증시 비중 25%를 차지하는 금융업종 주가 하락으로 침체된 상황이다. 금융업종은 브렉시트 표결 이후 한 번 더 타격을 입고 연초 이후 25% 추가 하락했다. 이로 인해 지수 반등을 기대하긴 어려워졌다.
다만 유로존 경제가 지속적으로 회복되고 있고 유로화 경쟁력도 하락했기 때문에 앞으로는 내수주가 수출주 대비 더 높은 성과를 기록할 전망이다. 거시경제 펀더멘털은 아직 유로존 주식에 유리한 편이다. 인컴(Income) 수익을 추구하는 투자자 입장에선 평균 배당 수익률이 3.7%에 달하는 유럽 주식이 유럽 회사채(0.7%)나 미국 주식(2.3%)에 비해 낫다.
올해 말까지 시장에 영향을 미칠 핵심 요소를 꼽자면 달러가치와 미국 경제의 회복 속도다. 최근 달러가치가 상승했지만 2016년 상반기 미국 달러 강세 둔화와 유가 상승은 증시에 긍정적 영향을 주는 요소였다.
하반기 달러가치가 현저히 상승하면 이머징시장을 중심으로 전 세계 경제 비용 부담이 커질 것이다. 미국 기업들의 생산성과 이익 성장도 중점을 두고 지켜봐야한다.
[스테파니 플랜더스 JP모간 영국·유럽 전략가][ⓒ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