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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안병훈, 탁구 스타 부모 이은 올림픽 메달 꿈
입력 2016-07-27 13:51  | 수정 2016-07-27 13:53
리우올림픽 남자골프 국가대표 안병훈(가운데)의 유년기. 왼쪽은 어머니 자오즈민, 오른쪽이 아버지 안재형으로 둘 다 올림픽 탁구메달리스트다. 사진=CJ 제공
[매경닷컴 MK스포츠 강대호 기자] 올림픽 탁구메달리스트 한중 커플 안재형(50)-자오즈민(52) 부부의 외동아들인 안병훈(25·CJ)은 골프를 취미로 즐기던 아버지를 따라 7살 때부터 골프를 시작했다. 어린 나이지만 골프에 재능이 뛰어났고, 또래보다 흥미도가 높았다. 일찌감치 아들의 재능을 알아본 아버지 덕에 2005년 미국에서 골프 생활을 시작한 안병훈은 2007년부터 본격적으로 아버지와 함께 미국에서 골프에 열중했다.
아버지와 함께 미국 생활을 시작한 안병훈은 2009년 결실을 보았다. 2009년 US 아마추어 챔피언십 정상에 오르며 최연소 우승(17세 11개월) 기록을 갈아치웠다. 종전 최연소 우승 기록 보유자는 대니 리(뉴질랜드·18세 1개월)고, 이전 보유자는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18세 7개월)다.

하지만 안병훈의 골프 인생은 순탄치 않았다. 2011년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진출에 실패했다. 대신 2012년부터 유러피언투어 2부 투어에서 활동하며 ‘와신상담했다. 탁구로 일찌감치 국가대표 생활을 했던 아버지, 어머니와 전혀 다른 행보였다. 안병훈에게 있어 견디기 힘든 인고의 시간이었다.
3년간 유러피언투어 2부 투어에서 샷을 가다듬은 안병훈은 2015년 잠재력을 만개했다. 유러피언투어의 메이저 대회인 BMW PGA 챔피언십에서 아시아인 최초로 우승을 차지하며 단숨에 한국 남자골프의 기대주가 됐다. 기세를 탄 안병훈은 같은 해 한국프로골프투어(KGT) 제31회 신한동해오픈에서도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2015년 유러피언투어 상금순위 7위를 기록하며 최고의 한 해를 보낸 안병훈은 2016년 7월 11일 발표된 남자골프 세계랭킹에서 31위에 이름을 올려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남자골프 국가대표로 발탁됐다.
현재 안병훈의 가족은 전 세계에 뿔뿔이 흩어져있다. 아버지 안재형은 한국에서 2016 리우 올림픽 남자 탁구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구슬땀을 흘리고 있고, 어머니 자오즈민은 중국에서 사업가로 변신해 성공한 여성 기업인이 됐다. 흩어져있던 가족의 꿈은 이제 2016 리우 올림픽에서 하나가 될 예정이다.
안병훈의 별명은 ‘Big Ben(빅벤)이다. 이유는 단순하다. 덩치가 크고(187cm·87kg), 영어 이름이 ‘Ben(벤)이기 때문. 별명에 걸맞게 쉴 새 없이 내뿜는 장타가 특기다.

안병훈의 2016년 유러피언투어 드라이버 평균 비거리는 292.91야드다. PGA 투어에서는 300.3야드를 기록했다. 평균 300~310야드를 때린다. 3번 우드도 280~290야드를 날려 보낸다. 전장이 길어 한국 선수들이 쉽게 공략하기 어려웠던 PGA 투어 및 유러피언투어에서 승승장구할 수 있었던 비결이다. 또한 공격적인 플레이 스타일을 고수하지만, 평균 스코어 70.986타를 기록하는 등 안정적인 플레이에도 능하다.
나이에 비해 다양한 투어를 경험한 것도 안병훈의 큰 장점이다. 유러피언투어 2부 투어에서 활동하며 아프리카의 오지, 카자흐스탄, 아제르바이잔, 오만, 인도네시아 등 많은 나라를 오가며 경험을 쌓았다. 이번 올림픽이 열리는 브라질은 처음이지만, 이미 몸에 배어있는 경험 때문에 현지 적응에 대한 두려움이 없다
금메달을 향한 동기부여도 충분하다. 아버지 안재형은 1988 서울 올림픽에서 남자 탁구 복식 동메달리스트다. 어머니 자오즈민은 같은 대회에서 중국 여자 탁구 대표로 출전해 복식 은메달과 단식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안병훈 가족에게 남은 마지막 꿈은 금메달이다. 112년 만에 하계 올림픽 종목이 된 골프에서 안병훈은 금메달을 정조준했다.
안병훈은 처음부터 올림픽 출전이 목표였다. 출전하지 못할 것 같았지만, 결국 출전하게 됐다”며 올림픽에 나가게 된 이상 메달을 반드시 땄으면 좋겠다. 하지만 부담감을 느끼게 되면 오히려 컨디션이 떨어질 수 있으므로 올림픽도 일반 대회라고 생각하고 출전할 것”이라고 올림픽 출전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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