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생테티엔 뒤 루브래 성당에서 미사중이던 신부를 살해한 범인 중 1명은 두 차례 시리아행이 좌절됐던 극단주의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 추종자로 확인됐습니다.
26일(현지시간) 프랑스·영국 언론에 따르면 1997년 생인 범인 아델 케르미슈는 최근 1∼2년 새 급격히 과격화했습니다.
지난해 3월 해 시리아로 건너가겠다고 집을 나섰고 이에 가족이 실종 신고를 하면서 대테러 당국에 존재가 처음으로 알려졌습니다. 독일 당국에 의해 체포된 그는 형제의 신분을 도용해 시리아에 들어가려 시도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기소됐다가 풀려난 그는 다시 5월에 터키로 달아나 시리아행을 기도하다 또 체포돼 프랑스로 송환됐고, 올해 3월 전자 발찌를 찬 채로 풀려났습니다.
프랑스 당국은 그를 국가안보·테러 관련 요주의 인물등급인 S등급(fiche S)로 분류해 전자발찌를 채워 관리해왔으나, 그는 오전 8시30분부터 4시간 동안 전자발찌가 비활성화되고 외출이 허용되는 틈에 성당 테러를 저질렀습니다. 프랑스에는 현재 S등급 관리대상이 약 2만명이며, 이 가운데 이슬람 극단주의와 관련된 사람이 1만500명에 달하나 이들의 관리에 문제가 없는지도 논란이 될 전망입니다.
알제리계인 그는 프랑스에서 나고 자란 것으로 전해집니다. 다만 알제리에서 태어나 프랑스에서 자랐다는 보도도 일부 있습니다.
프랑스 매체 RTL은 케르미슈가 교육자의 아들로 형편이 어렵지 않은 집안 출신이라고 전했으며 영국 텔레그래프도 그에게 의사인 누나가 있고 어머니는 교편을 잡고 있다고 케르미슈 가족과 친분이 있는 조나탕 사카라바니의 말을 인용해 전했습니다.
평범한 청년이었던 케르미슈는 지난해 1월 샤를리 에브도 테러 이후 인터넷으로 이슬람 극단주의자들과 접촉하기 시작했으며 짧은 기간에 급격히 빠져들기 시작했고 RTL은 전했습니다.
케르미슈의 어머니는 지난해 5월 한 스위스 신문에 예전에는 음악을 좋아하고 여성들과 데이트도 하는 청년이었던 아들이 모스크(이슬람사원)에 갈 때를 제외하고는 은둔자로 지내기 시작했다면서 "마치 주문에라도 걸린 것 같았다"고 말했습니다.
가족들이 모두 케르미슈를 말리고 시선을 떼지 않으려 노력했다고 합니다.
중학교 동창인 레두앙 셴투프(18)도 언론에 이전까지 술을 마시고 담배를 피우는 보통의 10대였지만 지난 라마단 기간에 갑자기 "우리 모두 시리아에 가야 한다고 선전을 하려고 했다"고 전했습니다. 지난 주말 지하철역에서 목격했을 때는 긴 의상을 입고 수염을 기른 모습이었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케르미슈는 IS 조직원으로 확인된 같은 지역 출신 막심 오샤르와 접촉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막심 오샤르는 2014년 IS에 참수당한 미국인 구호활동가의 시신을 보여주는 영상에 등장했던 인물로, 파리 테러 직후인 지난해 11월 17일에는 트위터에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를 테러 목표 가운데 하나로 삼고 있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프랑스 수사당국은 케르미슈 외 범인의 신원을 밝히지 않았으나 이라크·시리아 지역으로 들어가려 한 혐의를 받는 국제 지명수배자의 동생인 알제리계 17세를 구금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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