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
[인터뷰] 류준열 "`운빨` 애교? 나온 입, 더 내밀었죠. 하하"
입력 2016-07-24 08:31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한인구 기자]
류준열(30)에게는 '잘생김을 연기하는 배우'라는 꼬리표가 붙는다. '조각 미남'은 아니지만, 작품 속 인물을 배경과 조화롭게 새겨내서다. 그는 첫사랑에 가슴 아파한 tvN '응답하라 1988'에 이어 MBC '운빨 로맨스' 주연을 꿰찼다. 지난 21일 만난 류준열은 영화 '택시 운전사'를 촬영 중이었다. 바쁜 일정 속에서도 환한 미소가 입가에 번졌다.
"'운빨 로맨스'가 끝난 뒤 바로 다음 작품을 촬영 중이어서 정신이 없지만, 즐겁고 행복해요. '응답하라 1988'에서는 친구들과 웃고 떠들면서 작품을 만들었고, 이번에는 여배우와의 호흡을 배울 수 있었던 기회였죠. 함께 연기한 황정음 선배님이 많이 도와주셨어요."
류준열은 '운빨 로맨스'에서 트라우마가 있는 천재 게임회사 경영자 제수호 역을 맡았다. 운과 미신을 믿는 심보늬를 연기한 황정음과 호흡을 맞췄다. 그는 삶을 살아가는 잣대가 다른 인물들이 만나 사랑을 틔우는 과정에서 황정음의 도움이 컸다고 했다.
"황정음 선배님이 저를 끌어주셨죠. '연기할 때 마음대로 하라'고 하셨어요. 제가 연기하는 제수호를 믿어주셨던 거죠. 수호가 변화하는 것을 보여줄수록 로맨틱 코미디 장르의 뻔한 장치들이 없어질 거라고 하셨어요. 무미건조했던 수호가 애정이 많아지는 것을 표현하는 데 신경 썼습니다."
제수호와 심보늬가 그려나간 '운빨 로맨스'는 이들의 관계와 변화가 극을 이끌어갔다. '로맨스'라는 주제 속에서 주연 배우들에게 방점이 찍힌 것이다. '응답하라 1988'에서 한정적인 역할을 맡았던 류준열은 지상파 첫 주연작을 통해 더 성장했다.
"촬영시간이 물리적으로 전작보다 길어지니까 체력적으로 힘들기도 했죠. 작품 전체의 감정선이 남녀 주인공에 있고, 여러 곳으로 뻗어가는 것도 재밌었어요. 시청률에 대한 부담보다는 감정선이 튀지 않게끔 연기하기 위해 노력했죠."

전작에서 답답하기만 했던 로맨스 연기도 마음껏 할 수 있었다. 늘어난 분량만큼이나 류준열과 제수호에게는 여러 별명이 생겼다. 시청자들은 트라우마 때문에 혼란을 겪는 제수호가 스트레스에 취약한 제복치와 닮았다며 '제복치'라고 했다. 이외에도 제수호가 어린이 같은 마음을 가졌다는 의미인 '제린이', 기계 같은 모습을 알파고에 비유한 '제파고' 등이 있었다.
"'제복치'라는 별명이 가장 처음에 들어서인지 기억에 남네요. 쉬리 같은 물고기가 아니어서 아쉽긴 하지만, 정감있는 이름이에요. 큰 흐름 속에서 캐릭터가 효과적으로 보이는 것을 고민했죠. 로봇 같은 모습에서 변하는 과정에 거부감이 들지 않았으면 했어요."
황정음과 남녀의 사랑을 표현하면서 류준열은 애교 섞인 말투와 표정을 전했다. 무뚝뚝한 '응답하라 1988'의 김정환은 없었다. 사랑스러운 모습에 '류준열의 재평가'라는 말도 잇따랐다. 류준열은 쑥스러운 듯한 미소를 지으면서도 차근히 자신만의 애교를 털어놨다.
"수호가 애교를 부리는 장면은 제가 생각했던 거죠. 단전부터 끌어올린 애교였어요. 제가 하면서도 사실 부끄러웠죠. 여자의 마음을 사로잡을 만한 건지는 모르겠지만, 상대 배우가 즐거워해서 확신을 갖고 촬영했어요. 입이 원래 좀 나왔는데, 더 내밀어서 효과가 있었죠. 하하."
2012년 단편 영화에 출연하면서 배우 생활을 시작한 류준열은 자신에게 '운빨'이 아닌 '인복'이 있다고 했다. 최근에는 쉬지 않고 작품 활동을 하고 있지만, 새로운 대본을 읽는 순간들이 즐겁다고 설명했다. 배우로서 감사하는 마음이 차고 넘쳤다.
"운빨보다는 인복이 있는 것 같아요. 스태프들이 저를 위해서 함께하고 있고, 저도 그분들 위해서 함께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팬들의 응원에 힘을 받죠. 앞으로도 좋은 사람들과 작품을 행복하게 찍었으면 해요. 예나 지금이나 '잘생김을 연기한다'는 말은 감사하답니다."

in999@mk.co.kr[ⓒ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