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운용사들 커지는 볼멘소리
입력 2016-07-22 16:01 
금융위원회가 소규모 펀드 정리 정책을 추진하면서 목표 비율을 충족시키지 못한 자산운용사 리스트를 발표하고 신규 펀드 등록까지 제한하는 것을 두고 업계 불만이 커지고 있다. 비효율적으로 운영되는 소규모 펀드의 양산을 막겠다는 취지를 인정하면서도 일률적인 잣대를 들이대 영업까지 방해하는 것은 과잉 규제라는 판단이다.
22일 금융투자 업계 관계자는 "비슷비슷한 펀드가 난립한 시장을 정리할 필요가 있다는 데는 공감하지만 운용사나 펀드의 특성과 무관하게 3개월마다 목표 비율을 제시해 이를 채우지 못했다고 신규 펀드 등록까지 제한하는 것은 과도한 규제"라고 강조했다. 법적으로 강제할 수 없는 사항인데 비명시적인 규제로 자산운용사들의 영업까지 방해한다는 지적이다.
또 다른 자산운용사 상품 담당 본부장은 "소규모 펀드를 줄이는 데 시간이 걸리는데 분기별로 목표 비율을 맞추지 못했다고 리스트까지 발표하는 것은 창피를 주겠다는 의도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11월 '소규모 펀드 해소 방안'을 발표하고 자산운용사들이 설정액 50억원 미만 소규모 펀드를 일정 비중 이하로 줄이도록 하는 정리 작업에 나섰다. 자산운용사들은 소규모 펀드 비중을 6월 11%, 9월 7%, 12월 5% 이하로 떨어뜨려야 한다.

최근 금융당국은 6월 말 기준 소규모 펀드 목표 비율 11%를 맞추지 못한 자산운용사 18곳의 명단을 발표하면서 이들 운용사의 신규 펀드 등록을 제한하겠다고 밝혔다. 목표 미충족 운용사 리스트에 오른 메리츠자산운용은 오는 9월 새로운 베트남 펀드 출시를 앞두고 부랴부랴 소규모 펀드 정리를 추진하고 있다.
메리츠자산운용 관계자는 "전체 공모펀드가 11개밖에 안되는데 그중 2개가 소규모 펀드"라며 "신규 펀드를 출시하는 데 문제가 없도록 빨리 정리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설정액 50억원 이하로 청산 대상이 된 펀드 가운데 수익률이나 투자 전략 면에서 다른 상품들에 비해 탁월한 상품도 다소 포함돼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유진자산운용이 운용하는 유진챔피언배당주와 유진TRUEVALUE 펀드는 올해 들어 각각 7.2% 6.2% 수익을 기록했다. 국내 주식형 펀드 평균 수익률인 0.4%와 비교해 월등히 높은 성과다. 그러나 설정액은 각각 18억원 내외로 청산 대상에 포함됐다. 설정액 10억원 이상, 50억원 미만인 국내 주식형 펀드 152개 가운데 47%인 71개 펀드는 올해 들어 국내 주식형 펀드 평균 수익률에 비해 높은 성과를 낸 것으로 나타났다.
[김혜순 기자 / 배미정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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