닌텐도 자회사 포켓몬컴퍼니가 만든 AR(증강현실) 게임 포켓몬고가 전세계적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다. 덩달아 이 게임에 활용된 게임엔진을 만든 유니티 테크놀로지도 주목받고 있다. 게임 엔진은 게임 구현에 필요한 컴퓨터 자원과 이를 조직하는 프로그래밍을 뜻하며, 게임 제작 과정에서 심장같은 요소라할 수 있다. 전세계 AR과 VR(가상현실) 게임의 90%가 유니티테크놀로지의 엔진을 사용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유니티테크놀로지에서 연구개발(R&D)을 책임지고 있는 실비오 드루인 유니티랩스 총괄(49)이 최근 방한했다. 지난 19일 서울 강남 유니티테크놀로지코리아 사옥에서 만난 그는 포켓몬고를 만든 나이언틱은 이전에도 AR 게임 ‘인그레스를 만든 바 있다. AR 게임 제작 경험이 포켓몬이란 강력한 IP(지식재산권)를 만나 완성도 높은 AR 게임을 결실맺었다”고 분석했다. 포켓몬고는 카메라가 인식한 실제 풍경 위에 포켓몬 CG(컴퓨터그래픽)가 자연스럽게 구현된다. 그는 유니티 엔진은 실제 이미지와 CG를 자연스럽게 녹이는 렌더링 기술이 뛰어나다. 강력한 렌더링 기술이 있었기 때문에 포켓몬고 완성도가 높아졌다”고 했다.
기존에도 AR 게임은 많았다. 포켓몬고만의 강력한 파워는 무엇일까. 드루인 부사장은 포켓몬고는 AR 장르에 최적합한 보물찾기 형식을 도입해 스토리텔링을 극대화했다”고 평했다.
그는 AR 게임이 포켓몬이란 스토리를 만나 붐을 조성했듯이, VR 게임또한 적합한 콘텐츠가 나오면 활성화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드루인 부사장은 영화가 처음 나왔을때는 아무도 이 매체를 활용할 방법을 몰랐다. 스토리를 입혀 대중에게 인식되기까지 15년이 걸렸다”면서 VR 게임 또한 기존 모바일 게임과 다른 스토리텔링을 만나 자리잡기까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했다.
그는 VR 게임의 장르적 특성이 극대화되기 위해서는 ‘소셜 요소가 결합돼야 한다고 분석했다. 그는 현재 VR은 외로운 경험이다. 헤드셋을 착용하고 혼자 경험해야 한다. 그러나 VR기기간 서로 연결되고 서로 교감할 수 있다면 빠르게 확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가 소속된 유니티랩스는 유니티테크놀로지에서 연구개발을 전담하는 곳이다. 향후 10년~20년 유니티테크놀로지를 책임질 미래 기술을 발굴한다. 이번 방한 목적도 한국에서 ‘신기술을 발견하기 위해서다.
그는 한국에는 혁신적 기술을 가진 훌륭한 회사가 많다. 우리에게 유용할 수 있는 기술을 가진 한국 기업을 찾고 있다. 이들을 물색하고 파트너십을 맺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고 했다.
유니티랩스가 준비중인 비밀병기는 VR 게임 저작 서비스 ‘카르테블랑시 프로젝트다. ‘백지란 뜻의 프랑스어인데, VR로 모든 것을 구현할 수 있다는 뜻에서 이처럼 지었다고 했다.
그는 가령 모바일 게임을 만들려면 PC로 개발하고 모바일에서 별도 플레이를 해야했다. 그러나 카르테블랑시가 상용화되면 개발환경이 플레이 장소가 된다”고 했다. 예를 들어 사용자가 VR 헤드셋기기를 착용하고 가상 공간에서 별을 만들어”라고 지시하면 VR 공간 안에서 별이 구현되는 식이다.
그는 딥러닝 알고리즘이 적용돼서 사용자의 지시를 알아듣고 자동적으로 게임 개발이 진행된다. 바퀴를 만들면 바퀴가 자동차에 붙고 자동차는 도로를 굴러간다. 게임 내 모든 에셋(자산)이 연동되며 자동적으로 굴러간다”고 설명했다. 그는 앞으로 모든 플레이어가 게임 개발자가 될 수 있다”면서 전세계 1억명 개발자가 생겨날 것”이라고 예측했다.
VR 게임 개발에 신혁명을 몰고올 카르테블랑시는 오는 11월에 미국 유니티본사에서 데모 시연회를 연다.
[이선희 기자 ]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