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신진건축사 뛴다] 조성욱 조성욱건축사사무소 소장
입력 2016-07-22 08:20 
조성욱 조성욱건축사사무소 소장

판교 일대 고급 단독주택촌에서 입소문이 널리 퍼진 건축사가 있다. 조성욱건축사사무소 조성욱 소장이다. 그는 일견 유럽 고성 같은 외양과 사생활 보호에 신경을 쓰면서도 내부를 널직하게 개방감 있는 공간으로 풀어가는 재주가 뛰어나다. 넉넉지 않은 대지 위에 ‘따로 또 같이 연결되는 2~3가구 공동 설계는 현대적 가족 주거와 공동체에 해법을 제시한다.
지난해 가을 판교동에 신축한 ‘the float는 대지면적 231㎡에 부모와 딸 내외 두 가구가 살 수 있게 지은 단독주택이다. 딸 집은 2인 가족이어서 현관부터 주방·식당(1층),침실·욕실(2층)까지 열린 공간 하나로 이어진다. 침대와 욕조가 한 공간에 있고 그 아래 거실과 식당이 내려다 보이는, 사적인 최소 거주공간으로 구성했다. 부모 댁은 지하층을 포함해 1, 2층과 옥탑, 옥상으로 연결돼 딸 집 면적의 2배다.
각각 다른 현관으로 들어가는 두 집은 딸 집 부엌 옆에 자리한 ‘비밀의 문으로 연결된다. 부모 댁은 물론 공동공간인 지하 운동실이 이 문으로 이어진다. 이 공간이 특별하다. 두 집의 중심공간인 지하층은 삼면을 땅에서 떨어뜨려 선큰을 두고 마당을 바라보게 외벽을 유리로 짰다. 외부공간인 선큰 마당 위쪽 1·2층 공간이 2m 가량 돌출되어 덮고 있어 외부에서는 내부가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외부에서 내부로 자연채광과 환기가 잘 돼 밝고 쾌적한 땅 속 ‘가족실이다.
건물을 대지에서 살짝 들어 마치 몇 개의 블록이 떠 있는 모습으로 디자인해 집 이름도 ‘the float로 지었다. 연중 기온 차이가 50도까지 나는 우리나라 기후에서 겨울엔 따뜻하고, 여름엔 시원한, 지하 만큼 좋은 공간은 없다. 조 소장은 건축은 솔루션이라고 생각한다”며 자연채광과 환기가 잘 되고 습기로부터 보호될 수 있도록 설계와 시공을 잘 하고, 관계 법규도 정비하면 지하공간이 가장 거주하기 좋은 곳으로 탈바꿈할 날도 올 것”이라고 말했다.
어린 시절 노르웨이와 싱가포르에서 살았던 그는 회색빛 도시를 바꾸고 싶다는 꿈을 품었다. 홍익대 건축학과 학·석사를 마치고 다양한 실무경험을 쌓다가 2009년 조성욱건축사사무소를 설립했다. 친구네와 본인 가족 집을 나란히 배치한 판교주택 ‘무이동으로 유명세를 탔다. ‘2015 신진건축사대상 우수상을 받은 제주도 서귀포 게스트하우스 ‘에리두는 제주 감귤농장 대지에 나무를 최대한 살리면서 1층에 카페와 가족실, 2층에 게스트하우스와 마당 5개를 독립적으로 배치해 호평을 받았다. 그는 7월 한달간 서촌 온그라운드에서 진행되는 ‘최소의 집 전시에 참여해 대흥동 주택 ‘하정가 등을 소개한다.
[이한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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