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백남준 타계 10주기 전시’ 동대문디자인플라자로 오세요
입력 2016-07-21 16:01 

비디오 아트의 창시자 백남준(1932-2006)은 지금도 간간이 회자되는 많은 어록을 남겼다. 예술은 사기”라는 말도 그의 어록이다. 그는 인생에는 되감기 버튼이 없다(there is no rewind button for life)”는 명언을 남기기도 했다. 삶에는 ‘되감기 버튼이 없어 되돌릴 수 없으니, 순간에 집중하라는 메시지다.
살아있었다면 84세 생일을 맞이했을 그를 기리는 전시가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개막했다. 개막일이 그의 생일인 20일이었다. 우리네 삶에선 ‘되감기가 불가능하지만 거장의 예술은 언제 어디서라도 되감기가 가능하니 얼마나 다행스러운 일인가. 예술이 때로는 삶보다 강력해질 때가 있다.
김방은 예화랑 대표가 백남준을 대중적으로 알리기 위해 기획한 ‘백남준 쇼는 거장의 인생 여정을 다섯가지 키워드로 풀어낸다. 김 대표는 백남준이 지금도 우주 어딘가를 여행하고 있을 것만 같고 우주선 형상의 DDP에 다시 나타난다면 정말 재미있겠다는 생각에서 전시를 준비했다”고 밝혔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희망이라는 큰 글씨를 마주하게 된다. 로봇 TV들이 줄지어 서 있어 관람객을 반갑게 맞이한다. 이 가운데 ‘마라라는 TV로봇은 프랑스혁명 200주년을 기념해 백남준이 자크 루이 다비드의 ‘마라의 죽음을 재해석한 작품이다.
TV 모니터를 캔버스 삼아 예술을 꽃피웠던 백남준은 기술과 인간이 아름답게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기를 염원했다. TV 화면을 레오나르도 다빈치처럼 정교하며, 파블로 피카소처럼 자유롭고, 오귀스트 르누아르처럼 다채롭고, 피터르 몬드리안처럼 심오하고, 잭슨 폴록처럼 격정적이고, 재스퍼 존스처럼 서정적인 캔버스로 만들고 싶다”는 그의 고백이 전시장 벽면을 장식한다.

두번째 방은 그가 남긴 수많은 예술적 퍼포먼스의 흔적들과 작품 구상을 위한 스케치, 드로잉, 손글씨를 볼 수 있는 ‘노스탤지어(향수) 방이다. 역사적이고 예술적인 순간에 함께 했던 임영균의 사진 43점이 눈길을 끈다.
첼리스트 샬롯 무어만과 퍼포먼스를 펼쳤던 ‘TV첼로와 모차르트 서거 200주년을 기념해 만든 ‘M200 작품은 각각 ‘사랑과 ‘무한의 키워드로 변주된다. 마지막 방은 이순신 장군을 기리며 만든 초대형 설치 작품 ‘거북이다. 무려 모니터 164개로 이루어졌으며 가로 6m, 세로 10m 규모다. 국내외에서 디지털 공연 연출로 극찬을 받은 디스트릭트(Dstrict) 팀이 협업해 극적인 풍경을 자아낸다.
백남준에게 음악은 영감의 원천이었다. 백남준을 ‘백남준의 길로 이끈 시작은 사실 미술이 아닌 음악이었다. 백남준과 존 케이지의 만남(1959, 존 케이지에 대한 찬사)이 그러하다. 1932년 서울에서 태어나 1950년 일본으로 건너간 백남준은 도쿄대학에서 미학과 미술사학을 공부했으며 1956년 뮌헨 부르비하막시밀리한 대학교에서 음악학과 미술사를 공부했다. 전시는 10월 30일까지. 관람료는 성인 1만5000원. (02)542-5543
[이향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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