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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싸우자!”…中 초호화 응원단 온다
입력 2016-07-20 06:01 
가오홍보 중국대표팀 감독이 우즈베키스탄과의 ‘2011 AFC 아시안컵’ A조 경기에서 뭔가 불만을 표하고 있다. 사진(카타르 도하)=AFPBBNews=News1
[매경닷컴 MK스포츠 강대호 기자]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에 진출한 중국은 한일월드컵 이후 14년 만에 월드컵 본선을 꿈꾼다. 한국과의 9월1일 A조 1차전 원정을 앞두고 벌써 거국적인 열기가 고조되고 있다.
한국에 맞서자!” 축구 커뮤니티의 선동 글이 아니다. 국영 매체 ‘중국망과 유명 포털사이트 ‘소후의 19일 자체기사의 제목 서두에 등장한 문구. ‘대형버스로 뜻을 함께하자는 정도로 해석할 수 있는 프로젝트명 ‘퉁다오다바의 기치 아래 수천 명의 한국 원정응원단을 모집하는데 구성이 실로 대단하다.
■공한증 깬 가오홍보를 믿기에
이번 최종예선에 임하는 가오홍보(50) 감독은 ‘2010 동아시아축구선수권대회가 열린 일본 도쿄에서 한국을 3-0으로 대파하여 32년이나 이어진 ‘공한증을 극복한 지도자다. 이번에는 38년 만에 한국을 홈에서 이길 것인가!”
국영 매체 ‘중국망에 19일 ‘한국과 싸우자!며 등장한 한국과의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1차전 원정경기 응원단 ‘퉁다오다바 모집포스터.

‘퉁다오다바 홍보기사 최하단에 기재된 위 문장이야말로 중국이 왜 한국과의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1차전 원정에 큰 기대를 거는지를 함축한다. 현역시절에는 3차례 중국 최상위리그 득점왕뿐 아니라 1991년에는 최우수선수에도 선정됐던 스타였다. 지도자로도 2007년 창춘 야타이를 슈퍼리그(1부리그) 우승으로 이끌어 중국축구협회 올해의 감독을 수상했고 2010년에는 공한증을 깬 기세를 몰아 동아시아선수권을 제패했다.
예나 지금이나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중국프로축구 최상위 선수와 감독은 대개 외국인이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인의 자긍심을 세워주는 가오홍보에 대한 애정이 남다를 수밖에 없다. ‘가오홍보라면 해줄 거야라는 믿음이 중국 전역을 뒤덮을 기세의 원천이다.
■中 2·3부리그 공식자료제공사가 후원
‘퉁다오다바 모집은 중국 갑급리그(2부리그)와 을급리그(3부리그)의 공식데이터플랫폼을 담당하는 ‘퉁다오DATA가 후원하고 있어 그 무게감을 더한다. 자사 이름을 딴 응원단 이름만 봐도 중국 빅데이터전문업체라는 이 회사의 관여가 심상치 않음을 알 수 있다.
■5성 호텔 3박4일에 전용 응원석까지
중국대표팀 유니폼과 각종 응원 도구를 제공하는 것은 기본. 3박4일의 일정동안 육상이동은 전세버스가 책임지며 ‘퉁다오다바 전원은 서울 5성급 호텔에 숙박이 약속됐다. (다만 대한축구협회는 ‘서울월드컵경기장이 한중전 장소로 유력하긴 하나 현시점에서 확정은 아니라고 밝혔다)
심지어 ‘퉁다오다바만의 전용 응원석마저 보장한다고 밝혔다. ‘구역분리가 언급되지 않은 것을 봐서는 전원이 한데 뭉친 좌석편성을 자기네 홈도 아닌 한국임에도 자신한다는 얘기다.

■붉은악마에 맞서 중국 장엄함 보여주자!
‘퉁다오다바가 밝힌 결성 취지도 위엄이 넘친다. 한국 ‘붉은악마의 홈 응원에 맞서 중국의 장엄함과 생동성을 보여주자!”는 것이 목적이라고 한다. 그러나 8월30일 서울로 출발하는 비행편은 국적기가 아닌 아시아나·대한항공을 이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숙박·입장권 예약도 뚝딱?
단순 관광이라도 해도 수천 명의 숙박을 타국에서 해결하는 것은 주최 측한테는 정말 어려운 과제다. 게다가 이들한테 빠짐없이 한국과의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1차전 원정경기 티켓도 줘야 한다.
‘퉁다오다바 측도 이번 프로젝트를 위해 한국과 사전에 다방면으로 협상했다”면서 만만치 않은 일임을 숨기지 않았다. 그런데도 서울 5성급 호텔은 이미 예약했고 가장 큰 걸림돌인 ‘입장권도 해결책을 찾았다”면서 ‘퉁다오다바에 합류하면 경기장 표는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자신했다.
■전국단위 오디션까지…축제 한마당
‘퉁다오다바는 한국 원정까지 관심을 고조시키는 방법도 마련했다. 중국 전역을 대상으로 한 오디션으로 60명부터 시작하여 최종적으로는 23인의 ‘무료 한국행 대상자를 선발한다. 축구, 특히 중국대표팀에 대한 애정으로 똘똘 뭉친 최정예를 골라 뽑아 각종 행사에 선봉대로 내세운다고 한다.
‘실천력은 아직 보지 못했으니 뭐라 말할 수 없으나 범상치 않은 기획력은 인정할만하다.
■알찬 한국문화체험 코스
아무리 열성적인 축구 애호가라도 3박4일의 해외여행에 ‘관광이 빠지면 심심하지 않을까. ‘퉁다오다바는 경복궁·그라피티·난타·한옥마을·건강식 등 다양한 한국문화체험도 코스에 포함됐음을 알리는 치밀함을 보여줬다. 계획대로 실행되면 서울 등 수도권에 적잖은 경제파급 효과가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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