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권 실세 중 실세’ 우병우의 스캔들, 진실게임 본격 시작
입력 2016-07-19 16:34 

현 정권 실세중의 실세,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이 논란에 휩싸였다.
진경준 검사장 ‘주식 대박 사건의 핵심으로 연루된 넥슨이 우 수석의 처가집 부동산까지 매입해준 사실이 확인되고 각종 의혹이 쏟아지자 우 수석은 연일 ‘초스피드 반박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정면반박에도 불구하고 논란은 좀처럼 수그러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박근혜 대통령의 전적인 신뢰로 4·13 총선 이후에도 건재를 과시했던 우 수석이 이번 파고는 어떻게 극복해 나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우 수석은 자타공인 현정부 ‘최고 실세로 통해 온 인물이다.

서울법대 3학년때 사법시험(29회)에 합격했던 우 수석은 2014년 5월 청와대에 입성하기 전, 검찰에서도 ‘엘리트 코스를 밟았다.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 2부장과 대검 중앙수사부 1과장 등 요직을 거쳐 대검 중앙수사부 수사기획관 자리까지 꿰찼다. 특히 2009년 대검 중수부 1과장 당시 ‘박연차 게이트를 수사하면서 노무현 전 대통령을 직접 조사해 유명세를 탔다. 당시 그의 상관인 수사기획관이 최근 네이처리퍼블릭 ‘정운호 게이트에 연루돼 구속된 홍만표 변호사였다.
잘 나가던 우 수석은 2013년 검사장 승진에서 고배를 마셨다. 처가로부터 받은 상속재산(올해 3월 신고재산 393억원)이 많아 인사검증에서 탈락했다는 얘기가 나돌았다. 그의 장인은 기흥컨트리클럽 소유주로 유명한 고 이상달 정강건설 회장이다.
검사장 승진에서 탈락한 우 수석은 곧바로 퇴직해 변호사 사무실을 차렸다. 변호사 사무실이 홍만표 변호사와 같은 건물에 위 아래층이어서 퇴직후에도 홍 변호사와 막역한 관계를 유지했다는 관측이 나왔다.
이듬해 5월 우 수석은 청와대 민정수석실 민정비서관으로 청와대에 입성한다. 그가 실세 반열에 오른 결정적 계기는 2014년 11월 발생한 이른바 ‘정윤회 문건 사건이다. 이 사건을 계기로 김영한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이 사퇴하자 우 수석이 곧바로 승진, 지난해 1월 민정수석 자리에 올랐다. 우 수석은 ‘정윤회 문건 사건을 깔끔하게 처리해 박 대통령으로부터 큰 신임을 얻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한 청와대 참모는 우 수석은 그야말로 일처리 하나는 확실하다. 엄청난 능력을 발휘한다. 같은 수석이 요청한 내용에 대해 남들 같으면 최소 2~3일 걸릴 일을 당일 또는 다음날 곧바로 답변해 준다”고 귀뜸했다.
우 수석이 실세로 자리매김한 이후 그와 인연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인사들이 핵심 요직에 임명됐다. 이들은 소위 ‘우병우 사단으로 통하며 부러움과 시기의 대상으로 떠오르기도 했다. 최윤수 국정원 2차장이 대표적이다. 최 차장은 우 수석과 서울대 법대 84학번 동기다. 사법연수원 기수는 우 수석이 3기수 위지만, 지금도 사석에선 말을 놓고 지낸다. 최 차장은 지난해 2월 검찰 인사에선 대검 중수부 폐지 이후 특수 사정 기능을 총괄하는 서울중앙지검 3차장으로 임명돼 관심을 끌기도 했다. 공교롭게도 우 수석이 민정수석으로 승진한 직후였다. 최 차장이 국정원으로 자리를 옮긴 것도 우 수석이 박 대통령에게 강력 천거했기 때문이라는 후문이다.
진경준 검사장도 법무부에서 우 수석과 같이 근무한 적이 있다. 이 때문인지 검사장 승진 전까지만 해도 부천지청장 등 비교적 한직을 돌았던 진 검사장이 작년 2월 검사장으로 승진한 배경엔 우 수석 영향력이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일각에서 제기되기도 했다.
우 수석은 그간 언론과 일절 접촉하지 않는 등 외부와 소통에 선을 그었다. 정치권 일각에서 박 대통령의 ‘불통 문제가 제기됐을 때, 우 수석이 1순위 타깃이 됐던 이유다. 우 수석은 자존심이 강하고 ‘호불호가 명확한 성품으로 정평이 나있다. 따라서 검찰 내부에 그를 시기하는 그룹도 꽤 많을 것이라고 한 관계자는 전했다. 한 전직 장관은 우 수석은 똑똑하고 실력도 있다. 다만 사시에 너무 빨리 합격해 자의식과 자존심이 센 편이다. 이 때문에 대언론 관계도 호의적이지 않을 것”이라며 그것은 그만큼 자신만만하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우 수석은 19일 정식 수임계도 내지 않고 홍만표 변호사와 함께 정운호 전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의 변론을 맡았다는 일부 언론 보도에 대해 100% 허위보도이고 찌라시 수준의 소설 같은 얘기”라며 본인은 정운호와 이민희라는 사람은 단 한번도 만난 적이 없고 전화통화도 한 적이 없다”고 일축했다. 그는 언론중재위원회 제소, 형사고소, 민사소송 제기를 통해 법적 책임을 엄중히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청와대 관계자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 등 안보 위기와 경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대통령과 정부가 총력을 다하고 있는 상황에서 일방적인 정치공세나 국정 흔들기는 자제돼야 한다”고 말했다.
[남기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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