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축사노예 '만득이' 모친상봉 후 심리호전…경찰 "조만간 재조사"
입력 2016-07-18 13:56 
고씨가 살았던 방/사진=연합뉴스
축사노예 '만득이' 모친상봉 후 심리호전…경찰 "조만간 재조사"


19년간 강제노역에 시달렸던 지적장애인 '만득이' 고모(47)씨 사건을 수사중인 경찰은 고씨의 심리가 안정됨에 따라 조만간 그를 다시 불러 부당 노동행위와 가혹 행위 등 피해 보강 조사를 벌이기로 했습니다.

청주 청원경찰서는 18일 "19년 만에 어머니와 재회한 이후 고씨의 심리상태가 점차 호전되고 있다"며 "조사에 응할 수 있는 상태인지 확인해 조만간 재조사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경찰은 고씨의 피해 조사가 끝나는대로 그를 강제노역시킨 농장주 김모(68)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한 뒤 입건할 방침입니다.

경찰은 부당 노동과 가혹행위를 중심으로 수사를 벌일 방침이지만 천안 양돈농장에서 일하던 고씨가 실종된 뒤 김씨 농장에 오게 된 과정에서 유괴됐던 것인지에 대해서도 조사할 계획입니다.


경찰 관계자는 "고씨를 김씨 농장에 데려온 소 중개인이 10여년 전 사망, 명확한 경위 파악이 어렵지만 고씨가 28살의 나이였던 터라 기억할 수도 있을 것"이라며 "심리적 안정을 되찾고 있어 그 당시 상황도 떠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습니다.

경찰은 지난 15일 2시간가량 고씨를 불러 조사했으나 불안감과 대인기피증을 보이며 경찰의 질문에 제대로 대답하지 못했습니다.

다만 고씨는 농장주 김씨에게 폭행당했으며 소똥을 치우기 싫다며 축사로 돌아가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습니다.

경찰은 고씨의 정서적으로 안정될 때까지 조사를 중단하고, 심리 치료를 받도록 했습니다.

고씨는 19년 전인 1997년 천안 양돈농장에서 일하다 행방불명된 뒤 소 중개인의 손에 이끌려 김씨의 농장에 와 축사 창고에 딸린 쪽방에서 생활하며 소 40여 마리를 관리하는 강제노역을 했습니다.

그는 지난 1일 밤 축사를 뛰쳐나왔다가 경찰에 발견돼 어머니(77), 누나(51)와 극적으로 재회했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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