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니스서 손자들 구하고 왼다리 잃은 노인 "난 영웅 아닌 할아버지"
입력 2016-07-17 18:00 
사진=라 레푸블리카

84명의 목숨을 앗아간 니스 테러에서 이탈리아 70대 노인이 손자들을 구한 뒤 왼쪽 다리를 잃은 것으로 알려져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습니다.

16일(현지시간) 코리에레 델라 세라 등 이탈리아 언론에 따르면 이탈리아 북부 피에몬테주 이브레아 인근 마을 출신의 가에타노 모스카토(71) 씨는 지난 14일 밤 니스 해변에서 딸의 가족과 휴가를 보내다 테러범이 모는 트럭과 맞닥뜨렸습니다.

트럭의 경로가 심상치 않다고 생각한 그는 곁에 있던 13세의 손자와 18세의 손녀를 본능적으로 길 한쪽으로 재빨리 밀쳐냈으나 정작 자신은 피하지 못했고, 그의 왼쪽 다리는 트럭 바퀴에 빨려 들어갔습니다.

사고 후 니스대학 병원에서 다리 절단 수술을 받고 깨어난 그는 "나는 영웅이 아니라 단지 손자들을 사랑하는 할아버지일 뿐"이라며 "어떤 할아버지라도 그 상황에서 나와 똑같은 행동을 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평소에도 손자들에게 다정한 성격으로 알려진 그는 "진정한 영웅은 고통의 순간에 내 곁에 있어 준 손녀와 손자"라며 "아이들이 침착하게 허리띠로 상처 부위를 동여매 과다 출혈을 막고, 구급차를 수소문해 병원에 재빨리 이송하지 않았다면 나는 살 수 없었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가에타노는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에서 경찰로 일하는 딸의 가족과 테러 발생 며칠 전 니스로 휴가를 온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한편, 이탈리아 외무부는 가에타노를 비롯해 이탈리아인 3명이 니스 테러로 심각한 부상을 입은 것으로 확인된 가운데 여전히 연락이 닿지 않는 사람도 약 20 명에 달한다고 밝혔습니다.

니스에는 이탈리아인 약 3만 명이 거주하고 있어 아직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희생자 중에 이탈리아인 상당수가 섞여 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이탈리아 당국은 덧붙였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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